지상파 양방향 데이터방송 난항

국내 지상파TV의 양방향 데이터방송이 난항을 겪고 있다.

 KBS·MBC·SBS·EBS 등 지상파TV 방송 4사는 지난해 양방향 데이터방송 시범서비스를 실시하며 위성방송·케이블방송과 함께 3대 매체로서 데이터방송 시대 도래를 예견케 했으나, 정작 서비스 시점은 몇 차례나 연기를 거듭하고 있다.

 일례로 KBS는 의욕적으로 지난해 말 본방송을 준비했으며, 다른 방송사도 이른 일정을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KBS가 3월 3일로 1차 연기한 후 결국 5월 17일 지상파 4사 동시 개국으로 본방송 일정을 늦췄다. 이번에 다시 7월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며, 현재로선 9월께 본방송 시작이 유력한 상황이다.

 지상파 양뱡향 데이터방송의 본방송 연기는 일단 미국 ATSC가 데이터방송 규격인 ACAP(Advanced Common Application Platform)에 대한 표준 제정을 하지 않은 데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 그러나 실상은 양방향성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리턴패스 확보에 대한 진전이 전혀 없어, 지상파의 데이터방송 활성화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이다.

 ◇‘ACAP’는 언제 나오나=데이터방송 규격은 MHP(Multimedia Home Platform), OCAP(Open Cable Application Platform), ACAP 등 3가지가 주류를 이룬다. 국내에서는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가 MHP로 2003년 5월 상용화에 성공했다. 케이블방송은 OCAP를 표준으로 삼아 지난달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CJ케이블넷이 양방향 데이터방송을 첫 상용화했다. 지상파방송사는 ACAP를 표준으로 정할 예정이지만 정작 표준을 제정·권고할 미국 ATSC는 굼뜨기만 하다.

 김성훈 MBC 차장은 “본래 ATSC에서 지난달 9일 ACAP 표준 투표를 할 계획이었으나 5월 9일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지상파의 양방향 데이터방송 상용화가 거듭 연기되는 것은 미국 ACAP 표준 제정이 늦어지는 데 상당 부분 기인한다.

 ◇‘정작 리턴패스 논의는 시작도 안 돼’=지상파방송이 양방향성을 갖춘 데이터방송을 하려면 시청자의 정보나 선택을 실시간으로 방송사로 전해줄 ‘리턴패스’가 필요하다. 당초 지상파방송사들은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의 가입자망을 활용하길 원했으나, ACAP-OCAP 간 호환성을 확보하는 문제와 함께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망 활용에 따른 대가를 바라는 통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따라서 지상파 4사는 KT 등 통신 사업자의 초고속인터넷망을 리턴패스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 현재 KT가 추진하는 디지털홈 시범사업에서 200가구를 대상으로 데이터방송 시범서비스를 제공중이다. 200가구에 대한 리턴패스는 KT가 제공한다. 그러나 정작 본방송을 위한 리턴패스 논의는 시작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다.

 KT 관계자는 “방송사로부터 공식적으로 리턴패스에 대한 협의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IP 공유기와 데이터방송용 셋톱박스도 함께 협의돼야 하는데 아직 아무런 공식 논의가 시작되지 않은 현재로선 KT의 입장을 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KT는 그러나 광대역통합망(BcN), 디지털홈 등과 연계해서 (지상파의 양방향 데이터방송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상파방송사는 KT 등 통신 사업자들이나 정부가 앞장서서 리턴패스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강대갑 KBS 차장은 “(지상파방송사 입장에선) IP 공유기를 통해 리턴패스를 확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환 EBS 차장은“KBS나 EBS는 당장 TV 기반 전자상거래(t커머스)를 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아무런 기대 수익도 없는데) 통신 사업자 등과 비즈니스를 전제로 협의하기는 힘들다”며 “공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리턴패스 문제는 지상파방송 사업자와 KT 등 통신 사업자가 기본적인 접근방식이 달라 쉽게 해결하기 힘든 숙제”라며 “여기에 가전업체들이 데이터방송용 TV나 셋톱박스를 양산해야 하는 문제까지 얽혀 있어 관련 업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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