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불법복제 제동 걸리나

소리 소문 없이 만연한 모바일 게임 불법 복제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 모바일게임산업협회와 100여개 회원사들은 이달 초 임시총회 자리에서 불법 복제가 모바일 게임 산업화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부의 단속에 앞서 협회 차원에서 고소 고발 등 직접적이고 강력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 산업 붕괴 우려 …불법복제의 폐해

건당 2000원 짜리 모바일 게임이 불법 복제에 노출되기 시작한 것은 짧은 모바일 게임의 역사만큼 금새 찾아왔다.

음악, 영화, 출판물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인터넷에 복제물이 범람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온라인 게임은 불법 프리서버의 등장으로 업계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음반 시장 등 일부 산업은 불법복제와 관련해 시장이 황폐화 되고 고사 위기에 이르렀다.

상대적 안전지대로 인식됐던 모바일 콘텐츠 분야는 불법복제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올들어 업계 전체가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모바일 게임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첫 불법복제 모니터링 때부터 그 피해 정도가 예상 외로 심각한 상황임이 드러나자 이대로 방치하면 PC게임 전철을 밟아 산업 자체가 붕괴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모바일 게임 불법복제는 미국 퀄컴사가 단말기 제조업체에 제공하는 전문가용 개발도구인 ‘QPST(Qualcomm Product Support Tool)’나 만화 및 소설 등의 무선 서비스를 위해 개발된 ‘e-Book Maker’ 등 상용화 개발도구를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변형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진다.

PC와 단말기를 데이터 케이블로 연결한 후 변형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단말기에 탑재된 모든 내용물을 검색할 수 있으며 유료 게임, 벨소리, 동영상 등을 PC에서 단말기로 자유롭게 올리거나 내려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이러한 변형 프로그램의 생성 및 유출 경로는 정확하게 파악돼 있지 않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공된 모바일게임 컨텐츠가 인터넷 상에 범람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부분 드러났다. 협회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최신작을 포함, 인기게임 100여종 이상을 구비해 놓고 무작위로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해놓은 사이트도 여럿된다.

#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두 팔 걷어붙인 개발사

이와관련 모바일게임산업협회는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약 3개월간 인터넷에서 불법복제 및 유통되고 있는 3000여건의 모바일게임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했다. 이 중에서 단순 호기심 차원을 벗어나 심각한 수준이라 판단되는 사이트 운영자 15명을 최근 서울지방검찰청에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모니터링 때는 불법복제 및 유통 당사자들이 대부분 개인인 중ㆍ고생이라서 피해 우려가 심각한 몇몇 사이트만을 대상으로 해당 게시판에 배포 및 게시 중지를 요청하는 등 계도를 통한 해결 노력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하반기 조사에서 나타난 대로 불법복제는 크게 확산됐고 심지어 신규 출시 게임까지 단 2∼3일 만에 불법 다운로드 리스트에 오를 정도로 그 폐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하반기 몇몇 인기 모바일 게임의 경우 이러한 불법 복제의 영향으로 다운로드 순위가 하락하는 사태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협회는 고심 끝에 공식적인 협회 차원의 법적 대응을 결정하기에 이른다.

협회 저작권분과 오재호 위원장(일렉트릭아일랜드 부사장)은 “업체별 게임 매출 감소는 경기 불황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파악되지만 불법 복제가 확산되는 것 역시 경기 불황과 무관치 않으며 업체가 받는 피해도 집계할 수는 없지만 분명 있다고 본다”며 “어느 정도로 불법 복제가 만연했는지 수치상으로 보여주기 어렵지만 내버려 둘 상황은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 기술적, 법적, 계도적 노력 등 전방위 압박

협회의 이번 고소는 계도 차원을 넘어 모바일 게임 불법복제에 대해 법적인 대응이 시작됐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물론 처벌이나 피해 보상 목적이 아니라 불법 복제 행위를 그대로 보아 넘기기 않겠다는, 개발사들을 대표한 협회의 강력한 의지가 표출된 것이다.

앞으로 협회는 법적인 고소·고발과 함께 재발방지를 목적으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먼저 불법 복제 및 유통 루트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적발하기 위해 포털사이트와 강력하게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이동통신사 및 플랫폼 개발사와 협의를 통해 모바일 콘텐츠에 대한 보안강화 조치도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시기와 무관하게 인터넷, 무선포털, 오·오프라인 미디어를 통해 불법복제 행위 및 이용자에 대한 계몽 및 계도를 꾸준히 펼쳐 나갈 예정이다.

협회 오성민 회장은 “무료게임과 불법 복제 문제는 모바일 게임 시장과 직결된 업계의 가장 큰 이슈다. 혹자는 대량으로 무료 게임을 뿌려대면서 뭐하러 불법 복제를 문제 삼느냐고 말할 지 모르겠다.

이와관련 최근 무료게임 제공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투표를 진행해 무료 게임 서비스를 금지하기로 결의했다. 이제부터는 모바일 게임 불법 복제 근절에 전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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