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6시부터 12시까지의 여섯 시간은 젊은이들이 데이트를 즐기거나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하는 등 그야말로 1주일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애인과 함께 영화를 보거나 가족이나 친구와 저녁식사, 술을 한 잔 하며 흥에 겨워 있어야 할 이 황금시간대에 놀랍게도 전국민의 20분의 1에 해당하는 200만 여명이 온라엔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놀라움을 주고 있다.
여기에 6세 미만의 유아나 50세 이상의 노령층을 제외시키면 게임을 할 수 있는 인구의 10분의 1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이 게임의 열풍에 푹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더 게임스는 창간 1주년을 맞아 국내 처음으로 주요 게임 업체들의 협조를 받아 토요일 저녁 6시부터 12시 사이의 시간대에 온라인 게임에 접속한 동시접속자수를 조사해보고 다양한 분석을 시도했다.대한 민국의 인구는 현재 약 4600만명(통계청·2000년)이다. 지난 1월 19일 토요일 저녁 6∼12시까지 조사한 각 온라인 게임들의 최고 동시접속자수를 모두 더하면 무려 190만 여명이다.(표 1) 따라서 단순 계산을 하면 우리 나라 인구 23명 당 1명이 그 시간대에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실질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는 영·유아들과 노인층 등 약 2000만 명(통계청 기준)을 제외하고 다시 계산하면 인구 13명 중 1명은 토요일 저녁 황금의 주말 시간에 온라인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사대상에서 빠진 소규모의 온라인 게임 이용자와 콘솔게임이나 PC패키지 게임을 즐기는 인구까지 합칠 경우 수치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대한민국이 게임열풍에 빠진 것은 이른바 ‘국민게임’이라고 불리우는 게임들의 역할이 컸다. 각 온라인 게임의 회원수를 보면 백만명은 기본이고 인기 게임들은 천만명을 넘어 서는 것이 허다하다.
‘리니지’와 ‘리니지2’ 같은 작품은 우리 나라 인구에 버금가는 4000만 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엔씨소프트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사이트에 로그인 하는 회원을 액티브 유저라고 칭하며 별도로 관리할 정도다. 또 NHN의 대표적인 게임 포털 사이트 한게임의 회원수는 약 2400만 명. 일부 중복 유저들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등록한 회원들을 고려해도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이 수치를 그대로 비교하면 우리 나라 인구의 절반 가량이 한게임에 이름이 올려져 있다는 것이고 실질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연령들은 모두 한 번씩 한게임에 들어가 봤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또 10대와 20대의 비율이 86%인 넥슨닷컴의 회원은 무려 1700만명에 달한다. 우리 나라 초등학생과 중학생, 고등학생의 대부분이 넥슨닷컴에 방문해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는 말이고 그 중 30만명이 토요일 저녁에 넥슨의 게임을 즐긴다.
이번 조사로 게임이 영화나 당구 등 대중화된 문화 콘텐츠처럼 확고한 자리를 차지했음이 입증된 셈이다. 젊은이들이 PC방에서 데이트를 즐기거나 친구들과의 회식 후 PC방에 모여 게임으로 승부를 가리는 등 이미 게임이 생활 속 깊숙히 침투해 들어 온 것이다.
<표 1> 1월 19일 토요일 18∼24시 각 게임별 동시접속자수(백단위 절상, 가나다 순)
게임명 회원수 동시접속자수
A3 1,700,000 17,000
RF 온라인 1,700,000 48,000
거상 4,500,000 47,000
겟앰프드 8,500,000 38,000
군주 1,700,000 31,000
나이트 온라인 2,200,000 10,000
넥슨닷컴 17,000,000 300,000
당신은골프왕 1,500,000 13,000
리니지 3,000,000(액티브 유저) 140,000
리니지2 2,000,000(액티브 유저) 130,000
마비노기 2,300,000 35,000
메이플스토리 10,000,000 180,000
뮤 6,700,000 66,000
스타크래프트 - 70,000(추산)
스페이스 카우보이 900,000 5,000
스페셜 포스 - 80,000
시아 950,000 8,000
시티레이서 3,750,000 8,000
실크로드 700,000 25,000
엠게임 19,000,000 200,000
열혈강호 온라인 3,000,000 82,000
영웅 온라인 1,000,000 53,000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100,000(추산)
위드 1,800,000 10,000
카트라이더 12,000,000 210,000
클로버 스퀘어 1,200,000 9,000
탄트라 4,300,000 9,000
팡야 3,060,000 40,000
프리스타일 - 70,000
프리프 700,000 8,000
피망 15,000,000 150,000
한게임 24,000,000 230,000
히트프로젝트 400,000 7,000
총계 - 1,895,000
* 액티브 유저는 한달에 한 번 이상 게임에 접속하는 회원, 포털에 포함된 게임들은 집계에서 제외인구 13명 당 1명 꼴로 토요일 저녁 시간에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고 있음은 확실해졌다. 여기에 PC 게임과 콘솔 게임을 즐기는 인구까지 합치면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10대와 20대가 게임 유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30대와 40대는 논외로 봐야 할까?
각 온라인 게임들의 연령 비율을 살펴보면 10대와 20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준다.(표 2) 10대의 비율이 낮은 작품은 ‘18세 이용가’나 ‘15세 이용가’로 심의가 분류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10대와 20대의 평균 비율을 합산하면 약 66%로 절반을 훌쩍 뛰어 넘는다. 여기에 성인용 게임들을 제외하면 이들 10대와 20대의 비율은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30대와 40대 이상의 연령층이 온라인 게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만만치 않다. 각 작품들의 이들 비율을 합산해 평균을 내보면 각각 23.5%와 14.6%로 나타난다. 10대의 평균 비율이 33.4%이고 20대가 32.7%인 것을 고려하면 30대와 20대와의 비율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40대 이상이 14.6%나 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성인용 등급인 ‘A3’는 30대와 40대 이상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RF 온라인’도 약 50%를, 피망은 65%나 되며, 한게임도 43%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작품의 타겟이 저연령층에 맞춰진 게임들은 10대의 비율이 월등히 높아 ‘거상’, ‘겟앰프드’, ‘군주’,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프리스타일’ 등의 작품들은 절반 이상을 10대가 차지한다.
그러나 이들 작품에도 30대는 20대에 버금가는 비율을 보이고 있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게임이 10대와 20대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은 크게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이 이번 조사를 통해 분명해졌다. 게임에 대한 지불 능력이 확실한 층이 바로 30대와 40대이기 때문에 앞으로 게임 개발사들은 이들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표 2> 각 게임별 연령 비율
게임명 10대 20대 30대 40대 이상
A3 20% 30% 30% 20%
RF 온라인 6.9% 44.4% 32.9% 15.8%
거상 60% 15% 10% 15%
겟앰프드 54% 25% 21% -
군주 54.5% 22% 8.6% 14%
나이트 온라인 29% 32% 24% 15%
당신은골프왕 15% 50% 25% 10%
리니지 19% 48% 17% 15.9%
리니지2 7% 61% 22% 10%
마비노기 50% 40% 10% -
메이플스토리 71% 20% 9% -
뮤 10% 50% 30% 10%
스페이스 카우보이 47% 28% 16% 9%
시아 14.8% 35% 36% 14%
시티레이서 34.9% 28.6% 36.4% -
엠게임 55% 23% 16% 6%
위드 18.7% 32.4% 41.1% 7.8%
넥슨닷컴 53% 33% 15% -
탄트라 25% 35% 30% 10%
팡야 33% 40.5% 13.6% 12.9%
프리스타일 58% 25% 7% 10%
프리프 48.3% 17.7% 23.9% 10.1%
피망 15% 40% 30% 35%
한게임 21% 36% 23% 20%
히트프로젝트 40% 30% 13% 17%
평균 33.4% 32.7% 23.5% 14.6%
* 소숫점 둘째자리 반올림전 국민을 게임 열풍에 빠져들게 한 장본인은 MMORPG가 아니라 사실 캐주얼 게임이다. ‘테트리스’ - ‘고스톱’ - ‘포트리스’ - ‘카트라이더’를 잇는 일명 ‘국민게임’의 계보는 게임을 주로 즐기는 10대와 20대 뿐만 아니라 30대까지 그 연령층을 넓히고 직장인 사이에서도 게임 열풍을 휘몰아치도록 만든 핵심 작품들이다.
1999년 처음 발표된 ‘포트리스 2’는 2000년을 넘기면서 많은 인기를 끌었고 2001년에 절정으로 치달아 동시접속자수가 무려 15만명에 이르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당시 온라인게임의 경우 현재와 달리 지극히 제한된 시장을 갖고 있었고 주로 PC 패키지에 의해 좌우되던 시기에 이 정도 동시접속자수가 나왔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사건이었다. 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고 ‘스타크래프트’가 어려워 못해 먹겠다는 사람들도 ‘포트리스’에는 동참했다.
그리고 뒤를 이은 것이 최근 급부상한 ‘카트라이더’다. 동시접속자수 20만명을 넘어선 이 게임은 국내 유저들이 선호하지 않는 레이싱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쉽고 간단한 조작과 아기자기한 재미, 부담없는 그래픽 등으로 순식간에 유저들을 매료시켰다.
처음에는 넥슨의 이미지와 작품의 그래픽이 카툰 렌더링이었기 때문에 저연령층만 즐겼으나 곧바로 20대로 확산돼 중독됐고 30대와 40대도 동참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 작품은 여성 유저들이 대거 몰려 들어 대중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이 작품 뿐만 아니라 국민 게임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 중의 하나가 바로 여성 유저가 많아야 한다는 점이다.현재 약 7만명(추산)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도 빼놓을 수 없는 국민 게임 중의 하나다. 게임의 경계를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고 할 만큼 이 작품은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IMF로 직장을 잃고 거리에 나온 수 많은 30대와 40대의 PC방 창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접근하기 어려운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게임성과 재미로 온 국민을 중독시켜 리그가 출범됐고, 세계 최초로 프로 게이머가 탄생하도록 하는 도구가 됐으며, 게임 전문 케이블 방송까지 만들어 냈다.
국내에 출시된지 10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도 ‘스타크래프트’는 게임 매장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으며 PC방에서도 많은 유저가 즐기고 있고 배틀넷은 언제나 북적거린다.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현상은 없다. 다시 말해, 우리 나라의 게임 열풍은 ‘스타크래프트’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현재 온라인 게임의 열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고 PC 패키지와 콘솔 게임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그 저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코에이코리아에서 발매하는 PC 게임 ‘삼국지’ 시리즈는 발매될 때마다 7∼9만장의 판매량을 나타내고 있으며 PS2용 ‘진삼국무쌍 3’는 7만1000장이나 팔렸다.
EA 코리아의 ‘피파’ 시리즈는 PC와 PS2용 타이틀 모두 인기 게임으로 최신작은 무조건 10만 여장이 팔려 나간다. 코나미의 최고 인기작 ‘위닝일레븐 7’은 국내 판매량이 10만장에 조금 못 미쳤으나 시리즈마다 높은 판매량을 보이는 효자 품목이다. 콘솔 게임기로 구성된 일명 ‘플스방’은 순전히 이 작품 덕분에 유지된다. 이들 게임들은 폭력적이지 않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2005년 1월 말 기준으로 PS2는 국내에서 약 110만대가 보급됐고 전체 PS2 타이틀은 약 420만 장이나 판매됐다. 따라서 1500만 가구 기준으로 볼 때 15가구 당 한대 꼴로 PS2가 거실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컴퓨터를 이미 갖춘 가정에서 가장 선호하는 선물이 PS2라는 한 설문 조사의 결과는 콘솔 게임 시장의 저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게다가 콘솔 게임의 온라인화도 시작돼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근거리 직접 연결을 통한 소수의 멀티플레이 시스템을 온라인 게임이라며 개발했던 일본 개발사들이 인터넷을 활용한 온라인 게임 개발에 착수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 ‘라그나로크’ 다음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온라인 게임은 ‘파이널 판타지’나 캡콤의 ‘몬스터 헌터 G’ 등이다. ‘파이널 판타지 온라인’은 국내에서 서비스되지 않고 있으나 얼마 전부터 ‘몬스터 헌터 G’를 위해 온라인 망이 국내에 도입돼 앞으로 많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는 인터넷 기능을 대폭 강화한 PS3와 X박스2 등 차세대 콘솔 게임기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콘솔 게임도 무시못할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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