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확인제도 `존폐의 기로`

"시장경쟁 원리에 적합한 대체안 마련"

‘존속이냐, 폐지냐.’

 6일 중소기업청과 벤처 유관기관 등에 따르면 올해 말로 폐지되는 벤처확인제도를 둘러싸고 정부가 존속, 폐지 및 제3의 대체안 마련 등을 놓고 원론 수준에서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가 벤처확인제도 폐지를 기정사실화한 당초 입장에서 한 발짝 후퇴해 존속을 염두에 둔 대체안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해 주는 것. 따라서 이러한 검토가 진행중이라는 점 자체로도 정부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정부는 특히 현행 벤처확인제도를 존속시키되,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한 시장 경쟁 원리에 적합한 대체안 마련을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보따리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벤처확인제도 존속 대체안 급부상=중기청은 지난 2일 벤처기업협회와 벤처캐피탈협회, 벤처평가기관 등 벤처 유관기관 16명으로 구성된 ‘벤처기업확인제도 연구회’ 첫 모임을 갖고 대체안 마련을 위한 첫 시동을 걸었다. 이날 모임에서 중기청은 총 5개 안을 연구회에 제시했는데, 당초 원안인 폐지안(1안)을 제외한 나머지 2∼5안은 모두 현 제도 존속을 전제로 한 대체안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심을 모은 4개 대체안은 벤처확인대상과 인증, 지원 범위 등을 일부 달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정부 움직임에 대해 이날 모임에 참석한 대다수의 기관 관계자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줄곧 벤처확인제도 존속을 주장해 온 벤처기업협회는 “현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되 벤처확인대상과 기업 범위 등은 엄격한 평가를 통해 재조정, 자격을 갖춘 기업에만 지원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벤처캐피탈협회는 벤처확인제도를 존속시키되 평가를 엄격히 해 기보나 중진공 등 벤처지원기관 간 인증제도를 공유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벤처확인제도 하에서는 정부로부터 벤처기업 확인을 받았다 하더라도 벤처지원기관 간 평가기준이 각각 달라 자금 지원시 또 다른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만큼 이를 적극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장 지향적 정책 마련 관건= 중기청이 대체안 마련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은 다름 아닌 시장 원리다.

 그동안 벤처확인 평가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온 중기청은 가급적 이러한 정부의 간섭과 관여를 최소화해 시장 흐름에 맡기겠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일부에서 벤처확인 평가를 위해 독립기구를 신설하거나, 현행 벤처확인제도 4개 기준 가운데 하나인 창투사 확인제도를 강화해 집중 지원하는 방안 등을 거론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기술혁신형(이노-비즈) 인증제도와 상충하는 부분도 골칫거리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벤처기업으로 확인받은 기업이 이노비즈 사업에도 지원할 수 있어 이중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는 예가 허다해 정부 정책자금의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기인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지원기관 간·수혜기업 간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실상 시장 지향적 정책 방향을 정립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1차적으로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없나=많은 기관이 벤처확인제도 존속안을 환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진공 등 일부 기관이 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나서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진공은 이번 연구회 모임에서 벤처확인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벤처’를 ‘중소기업’에 포함해 일괄적으로 지원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청의 의사 결정이 쉽지 않음을 상기시켜 주는 대목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청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은 후 이달 말 연구회를 한 차례 더 소집해 늦어도 4월 초에는 정부의 가안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4∼5월에 공청회를 거쳐 상반기까지 최종 대체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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