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T강국의 "전화불통"사태

 국가기간통신사업자인 KT가 최근 영남 및 수도권 일원에서 전화불통사태를 빚은 것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KT가 이번에 발생한 전화불통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시외전화 교환회선 증설, 망 구조 개선작업에 200억원을 조기 투입하기로 했지만 한발 늦은 조치다. 왜 꼭 문제가 터져야 허겁지겁 대책을 내놓는지 알 수 없다. 사전에 투자를 했더라면 이런 사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KT 측은 3일 열린 통신사업자 대책회의에서 이번 사태가 부산, 수원, 안양, 대구 지역의 설비 여유용량이 부족해서 발생한만큼 해당 지역 중계교환기 증설과 교환시스템 성능 향상에 200억원을 투입하고 기타 유사 지역에도 상응한 조치를 취해 재발방지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KT 측은 또 119나 112 등 특수번호를 현재의 시스템에서 즉시 분리하고 트래픽 피크 조기경보체제를 도입, 연·월·주·일 단위로 피크 예측 및 사전경보를 시행, 트래픽 소통률 변화에 따른 단계별 대응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전화불통사태는 IT강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부끄러운 일이다. KT 측은 모든 시스템에 대해 철저한 사전 점검을 실시하고 후속 보완책을 마련해 이와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난달 28일 발생한 불통사태의 원인이 통화량 급증으로 인한 과부하가 걸린, ‘불가항력적’인 것이라고 하지만 아쉬움이 많다. 2월 28일이 다음날 3·1절이 낀 징검다리 월요일이란 점에서 충분히 통화건수가 폭주할 것이라고 예측 가능한 데도 불구하고 이런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사후 대응도 미흡했다고 본다. 즉시 언론이나 행정기관에 알려 이런 사실을 시민에게 고지했더라면 혼란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고장신고를 담당하는 100번도 불통이었다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KT 측이 200억원을 조기 투입해 재발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다행이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한지 알 수 없다. 잘 아는 것처럼 정보화 시대의 재난은 예고가 없다. 언제 어떤 형태로 사고가 발생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다. 철저한 예측기능을 작동하고 시스템 용량 점검을 실시해 여기서 나타난 문제점을 즉시 보완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선 이번 사태와 관련한 전반적인 시스템 재점검이 필요하다. 이미 언론에 제기된 것처럼 KT가 민영화 이후 주주이익만 생각하고 수익성 위주로 경영을 한 결과 설비투자나 망배치·인력운용에 문제가 있는지 냉철히 파악해야 할 것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해당분야의 문제점을 서둘러 해소해야 한다. 아무리 시대의 흐름에 따라 무선분야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지만 근간은 유선이다. 기술적인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장단기적인 대응책을 수립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정밀한 통신망 구조진단을 시행해 폭주 트래픽에 대비하고 신증설 기준 재조정 및 서비스이용실태도 점검해야 할 것이다.

 국가기간망은 항상 최상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만약 이번 불통사태가 전국에서 동시에 발생했다면 엄청난 국가적 혼란을 몰고 왔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인터넷 대란이나 통신구 화재 등 IT분야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재발방지를 촉구해왔고 당국과 해당업체는 철저한 보완책 마련을 약속했다. 더욱이 인터넷 사용인구가 계속 늘면서 홈뱅킹이나 사이버거래 등도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화불통사태의 철저한 원인 규명과 통화용량 확충을 위한 투자확대·기술적 보완책 마련 등을 통해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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