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장군이 마지막 심술을 부리고 있다. 그래도 봄은 온다. 봄의 길목이라는 우수가 지났다.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게임계에는 벌써 봄 기운이 완연하다.
그 신호탄은 ‘라그나로크’의 그라비티가 나스닥에 진출했다는 소식이다. 게임계가 그동안 얼마나 깊은 동면에 빠져 있었나. 그런 측면에서 그라비티의 나스닥 진출은 게임계의 희소식이자 올 한해의 조짐을 말해 주는 길조라 할 수 있다.
그라비티의 나스닥 상장은 우리에게 여러 시사점을 안겨준다. 그것은 한국 게임이 세계 금융 시장에서도 먹힌다는 점과 게임이 결코 내수에만 머무르는 소비적인 아이템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인식시켜줬다는 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라비티의 나스닥 진출은 CEO의 경영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되짚어 보게한다.
80년대초 게임판에 발을 내딘 그라비티의 김정률 회장은 게임계에서 잔뼈가 굵어온 인물이다.그는 아케이드게임부터 시작해 오늘날의 온라인게임업체인 그라비티를 일궈냈다.
자존심도 강하고 비즈니스 감각도 뛰어나다. 특히 그의 승부사 기질은 놀랄 정도다. 중국의 최대의 갑부로 떠오른 중국 샨다의 천탠차오 회장과 공통점이 너무나 많다.
말 많고 탈 많은 험난한 게임계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걸어 온 점이 그렇고 자국시장보다 선진 금융시장을 먼저 선택한 것도 그렇다. 특히 두사람의 리더십은 꼭 빼닮았다고 할만큼 탁월하다. 게임계가 마치 정도인것 처럼 추구하는 수평적 리더십을 이 두사람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대신했다. 흩날리는 갈대 경영이 아니라 묵묵히 나이테를 두르는 소나무 경영에 더 힘을 기울였던 셈이다.
다른 점도 없지않다. 진회장이 자국 시장에 무게를 두고 회사를 일궈냈다면 김회장은 해외시장에서 바람을 일으켜 신화를 만들어 냈다. 김회장이 차곡착곡 사업 기반을 확장해 왔다면 진회장은 단숨에 게임계의 기린아로 자리매김한 인물이라 할 수있다.
이제 그들은 한·중을 대표하는 인물로 경쟁을 하게 됐다. 두사람의 지향점을 보면 특히 그렇다. 진회장은 최근 글로벌 미디어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김회장은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세계적인 종합엔터테인먼트사의 비전을 내 비추고 있다.
따라서 어느 누가 먼저 결승점에 다다를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관전 포인트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두사람의 경쟁이 그들의 잔치로 끝나지 않도록 끊임없는 도전과 확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게임산업에 봄날을 맞이할 수 있다.
제2, 제3의 그라비티와 샨다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편집국장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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