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5시]표절 시비는 이제 그만

“같은 장르에서 비슷한 게임이 등장하는 사례는 많습니다. 그건 영향을 받았거나 장르적 특성의 결과죠. 하지만 처음부터 특정 게임을 모델로 삼아 타이틀을 개발한다면 베끼는 것과 다름이 없어요. 같은 개발자의 입장에서 그건 치욕입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유명 개발자이자 CEO인 A씨의 말이다.

A씨가 지적한 것처럼 국내 게임 개발은 특정 게임에서 영향을 받는 수준을 넘어 표절의 수위까지 도달하고 있는 사례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웹젠에서 발표한 온라인 게임 ‘위키’가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뜨거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실제 표절을 했고 안 했고를 떠나 세계 경제의 중심지인 나스닥에 한국 게임의 대표주자로 처음 입성했던 기업에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 아쉬움을 남긴다.

 물론 이 전에도 베끼기 의혹 사례는 무수히 존재했었다. 모 게임은 특정 게임의 사운드와 음향효과를 폴더 채로 복사해 자신의 게임에 삽입하기도 했으며 또 어떤 게임은 유명 작품의 배경에 사용된 타일을 그대로 베낀 경우가 있었다.

게다가, 일단 서비스를 시작해 놓고 원작 개발사의 공식 항의가 빗발치자 그제서야 부랴부랴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타이틀도 있었다. 이 밖에, 플레이 시스템을 살짝 따라 하거나 유명 디자이너의 캐릭터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등 일일이 헤아리기도 힘들 지경이다.

 눈으로 식별이 가능한 경우만 이 정도인데 일반인들이 식별하기 어려운 기술적 측면은 더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지 않다. 한 술 더 떠, 이들 개발자 사이에서는 “베끼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라는 웃지 못할 농담마저 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발 환경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기반만 마련되면 차후에 불멸의 작품을 만들 것이라는 개발사의 약속은 공허하게 들린다.

게임은 문화이며 예술 작품과 다름이 없다. 하나의 예술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고민하며 창작의 고통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우리들 스스로 붙인 ‘온라인 게임 강국’이라는 말을 세계에서 떳떳히 말하고 싶다면 우선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할 것이다.

 표절,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 제패를 꿈꾸는 우리 게임 산업에서 더 이상 존재하지 말아야 할 단어가 아닌가 싶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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