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삼성의 고민

유럽과 북미지역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올해 말 3세대(G)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나설 모양이다. 이미 3G사업자인 H사가 유럽지역을 대상으로 서비스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마이너 사업자란 점에서 ‘본격적’이라는 단어를 붙이기는 어렵다. 하지만 보다폰·오렌지·T모바일·싱귤러 등 대형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나서기로 하면서 바야흐로 이통시장은 이른바 3G시대로 접어드는 느낌이다.

 삼성을 비롯, 노키아·모토로라 등 주요 휴대폰 업체들도 이 같은 대세를 놓칠 리 없다. 비록 일본이 3G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NEC 등이 공급에 한 발 앞서 나가기는 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르다. 당연히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이 기술 및 시장 리더십을 가져갈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3G 휴대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가격경쟁 격화로 인한 가격전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나아가 삼성도 여기에 가세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해주고 있는 모양이다. 단초는 물론 유럽의 이동통신사업자인 H사다.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2G나 2.5G 경험이 전혀 없이 3G 서비스 사업권을 확보한 유럽의 H사는 초기시장 확보라는 장애물을 넘어야만 했고, 이를 위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저렴한 제품에 주력했다.

 그리고 현재 3G서비스가 본격 개시되면서 H사를 포함한 글로벌사업자들이 제대로 된 3G 제품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서비스사업자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고객층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고급형에서 보급형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어야 하고, 제조사 역시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어야만 한다. 지금 글로벌 사업자들은 삼성·노키아 같은 브랜드 제품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삼성의 고민이 있다. 그동안 고급 브랜드로 고가 이미지를 구축해 온 삼성휴대폰이 H사를 사이에 두고 자칫 국내업체끼리 가격 경쟁을 하는 것으로 비칠까 싶어서다.

 하지만 삼성은 일부의 이런 우려와는 달리 유럽 3G폰 시장에서 노키아·모토로라 등 메이저 업체와 경쟁하며, 일관된 ‘프리미엄 브랜드’와 ‘제값 받기’ 정책으로 한국 휴대폰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격전 운운하는 얘기들은 기우에 불과하다.

 <서기용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경영지원실 부장 gy.seo@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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