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후문. 쌀쌀한 바람에도 아랑곳 없이 공공기관의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 실태 고발을 위해 한 시민단체가 마련한 기자 간담회에 대한 취재 열기는 그 어느 행사 못지않게 뜨거웠다. 2월 임시국회에서 개인정보보호기본법안 통과가 예상되고 있다는 점에서 새삼스럽게(?) 관심이 고조된 탓이다.
이날 시민단체가 발표한 내용은 정부부처, 대통령 직속기구 등 100개 공공기관 홈페이지 중 개인의 주민등록번호가 버젓이 노출된 곳이 무려 34곳에 달한다는 게 골자.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추진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 문제로 홍역을 치른 교육부나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를 감독할 행자부마저 명단에 포함됐다는 게 아이러니다.
이처럼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갈수록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며 안팎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지만 이번 임시국회에 제출된 개인정보보호기본법안은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꼴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은영 의원(열린우리당)이 발의한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안과 시민단체 및 노회찬 의원(민주노동당)이 함께 마련한 공동안 그리고 여기에 다시 정성호 의원(열린우리당) 안까지 모두 3개의 안이 행정자치위원회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법안은 독립기구 설치 문제 등에 대해 이견이 있을 뿐 대부분 대동소이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고민을 집중하기보다 중구난방식으로 법안이 쏟아져 나왔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1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인정보보호기본법안의 문제점을 공식적으로 제기할 예정이어서 법 제정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자칫 이번 국회에서도 개인정보보호법이 표류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입법 당사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이 이해 관계를 떠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한 시민운동가의 말처럼 “붕어빵 포장 봉투에 상세 개인 정보가 노출돼 충격을 줬던 4년 전과 달라진 게 없는 현실”을 언제까지 방치할 수는 없지 않을까.
디지털문화부·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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