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리그의 인기가 대단하다. 때로는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때로는 화끈하게 펼치는 힘싸움이 보는 이들을 경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어떤 선수는 매번 생각지도 못했던 기발한 전략을 들고나와 관중을 사로잡기도 하고, 또 어떤 선수는 우직한 힘 싸움만으로 강력한 전사라는 이미지를 만들기도 한다. 아마도 스타리그가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리는 데는 이처럼 매번 다양한 경기를 보여주는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다양하게 나타나는 경기 양상은 바로 어떤 맵에서 경기를 펼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를테면 ‘레퀴엠’은 역언덕형이라 초반에 접전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고, ‘발해의 꿈’은 반섬맵이면서도 힘싸움이 자주 벌어진다. 맵 자체가 그런 경기를 요구하고 있다. 변종석씨(26)는 이처럼 경기 양상을 좌우하는 스타리그 공식맵 제작자다. 그가 온게임넷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2년 당시 온게임넷 스타리그 공식맵 제작에 관여해온 엄재경 해설위원이 그가 제작한 맵을 보고 연락을 취해오면서 부터. 한동안 맵의 컨셉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해 오다 2003년부터는 아예 온게임넷의 스타리그 공식맵 제작을 전담하게 됐다.
아직까지도 많은 선수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노스탤지어’가 공식맵으로 사용한 그의 첫 작품. 이후에도 ‘기요틴’, ‘패러독스’, ‘남자이야기’, ‘머큐리’, ‘펠레노르’, ‘알케미스트’, ‘발해의 꿈’ 등 10여종의 공식맵을 제작했다. 모두가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양상의 경기가 벌어지게끔 만들어진 전장이었다. 그는 또 기존에 사용되던 ‘개마고원’, ‘헌트리스’ 등 다양한 맵의 완성도를 높인 뉴버전을 내놓기도 하면서 그는 자연스레 ‘맵제작의 대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 스타크 전략의 기초는 내손에서 시작된다
“‘스타크래프트’ 경기가 매번 똑같은 양상으로 진행되면 재미 없잖아요. 하하.”
그는 새로운 맵을 만드는 이유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한다. 항상 같은 맵에서 경기를 하다 보면 선수들이 아무리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더라도 최적화된 경기양상이 생기기 때문에 비슷비슷한 경기가 많아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경기의 재미가 반감된다는 것. 새로운 재미를 위해서는 좀 더 다양한 경기가 펼쳐질 수 있도록 해주는 맵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맵은 보통 한 시즌이 끝나면 다음 시즌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방향으로 만들어요. 새로운 맵을 만들면 각 구단과 선수들에게 공개해요. 맵의 컨셉트와 어떤 경기양상이 벌어지도록 했는지까지 세세하게 브리핑을 하죠. 그러면 선수들이 맵을 분석하고, 자신만의 전략을 만들어 경기에 임하게 돼요. 대부분의 경우는 의도한 대로 경기가 펼쳐져요.”
다소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는 마치 “최소한 내가 만든 맵에서 펼쳐지는 경기는 훤히 꿰뚫고 있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맵을 제작할 때는 그 맵에서 경기를 펼칠 선수들은 물론 종족별 밸런스와 그동안의 맵에서 사용된 전략 등 스타크 경기의 모든 것을 고려해 ‘이렇게 만들면 이런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만들기 때문에 가능한 자신감이었다.
# 좋은 맵의 기준은 재미와 밸런스
“새로운 맵을 만들어 공개하면 누군가 최적화된 전략을 만들어내죠. 하지만 금방 그에 대한 파해법이 나타나고, 또 그 파해법을 깨는 전략이 만들어지고 하면서 경기는 더욱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되요. 가장 뿌듯한 순간이죠.”
하지만 그는 선수들이 자신도 생각치 못했던 전략을 들고 나와 또 다른 경기양상을 만들어 낼 때가 가장 뿌듯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만큼 경기가 재미있게 진행이 돼야 게임에 임하는 선수들이나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가 세워두고 있는 공식맵의 요건은 재미와 밸런스. 공식맵은 재미 있는 경기를 만들어 내면서도 종족간 밸런스를 잘 맞아야만 공정한 경기가 이루어지는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암울하다고 평가되는 종족을 특별히 배려하기도 한다. 게임 자체에서는 부족한 밸런스를 맵으로 보충해주기 위해서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이 가는 맵은 ‘노스탤지어’에요. 하지만 가장 잘 만들었다고 평가하는 맵은 다양한 양상의 경기가 벌어지면서도 최적의 밸런스를 갖춘 ‘비프로스트’에요.”
그는 선수들이 경기를 할 때마다 다른 경기가 나오도록 만든 맵이 잘 만든 맵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맵제작자로 활동하면서 아직 ‘로스트템플’이나 ‘헌트’처럼 대중적인 맵을 만들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공식경기에서는 대중성보다는 종족간 밸런스가 맞으면서도 재미있는 경기가 펼쳐지는 맵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그래서 그는 대중적인 맵보다는 공식리그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해주는 맵을 만드는데 전념키로 했다.
“온게임넷에서 다음 시즌부터는 공식맵을 팀을 구성해서 제작키로 했어요. 저를 포함해서 총 4명이 참여할 예정이예요. 모두가 맵 제작에 일가견이 있는 멤버들이니 더욱 재미있고 다양한 경기가 펼쳐질 수 있는 맵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김순기기자 김순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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