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작지만 큰 울림 WEG

지금 한국에선 e스포츠의 작은 혁명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이 불꽃은 바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과 유럽 등지에서 세계적인 게이머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고 있는 ‘월드e 스포츠 게임즈 (WEG) 2005’다. 많은 e스포츠 관계자들이 이 대회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대회 규모로 볼 때 이 대회가 결코 작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라는 한 종목에서만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 e스포츠 현실에서 볼 때 ‘스타크’를 배제한 채 ‘워크래프트 3’와 ‘카운터스트라이크’ 두 종목 만으로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가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것 만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이 대회가 기획될 때 부터 많은 관계자들이 “성공할 수 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대회 초반의 분위기는 예상을 뛰어넘는 열기로 가득해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WEG2005’는 한 마디로 세계 e스포츠 종주국을 향한 도박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e스포츠 문화를 갖고 있다. 유럽과 미주의 e스포츠가 게이머들이 특정한 장소에 모여 단 기간에 승부를 내는 랜파티 형식으로 발전해 온 반면 우리나라는 수개월에 걸친 리그를 통해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장기전 형태로 발전했다.

 또 서구의 e스포츠가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만의 잔치였다면 한국형 e스포츠는 경기를 지켜보는 관객들이 선수와 함께 호흡하며 즐기는 대중적인 대회였다. 이 때문에 한국형 e스포츠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프로게이머를 갖고 있으며 10만명의 관객이 운집하는 등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진기록을 많이 갖고 있다.

그러나 한국 e스포츠의 고질적인 병폐로 e스포츠의 편중현상을 빼 놓을 수 없다. 국민게임으로 자리 잡은 ‘스트크래프트’ 경기에는 수만명의 관객이 몰려들지만 다른 게임의 경우에는 냉담한 반응을 보여온 것이다.

이 때문에 e스포츠 관계자들은 ‘한국형 e스포츠’의 미래를 걱정하곤 했다. 세계적으로 ‘스트크’는 한물 간 e스포츠로 대접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주에선 오히려 ‘워크래프트3’나 ‘카운터스트라이크’가 e스포츠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에 동참하면서 한국형 e스포츠를 세계화 하겠다는 것이 바로 WEG다. WEG가 첫 대회에서 과감히 ‘스타크’를 배제한 것 만으로도 그 의지가 어떠한 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WEG를 놓고 성급하게 성공 여부를 논할 시점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e스포츠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이번 대회가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원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대회의 진행 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 중단 없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김병억·취재부장 be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