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e talk]불법 복제의 딜레마

모바일게임의 불법복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퀄컴의 QPST 프로그램의 유출로 시작된 불법복제는 P2P사이트와 개인 블로그를 중심으로 확산돼 산업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됐다. 이에 따라 모바일게임산업협회는 일정 규모 이상이면서 상습적으로 게임을 유포하는 유저를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개인 간 정보공유냐 아니면 창작물의 불법 유통이냐를 놓고 의견충돌이 벌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보공유는 선의의 피해자가 없을 때만 가능하다. 엄연한 상업 저작물을 정보공유라는 명목으로 유통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로 자칫 산업 붕괴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우리에겐 PC게임 시장이 불법복제로 인해 더 이상 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좌초되고 말았던 경험이 있다. 협회는 업계의 생존권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어갈 생각이지만, 가능하면 고소·고발과 같은 법적 제재보다는 기술적 대응과 계도를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다른 한편으로 모바일게임 개발사는 소프트웨어 복제사용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지만은 않다. 최근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이 한층 강화돼 협회에 소속한 몇몇 업체도 단속대상으로 제재를 받았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듯’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대상으로 지목되면 뭔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업계는 가뜩이나 어려운 마당에 소프트웨어 문제까지 겹쳐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단속 대상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나 어도비의 프로그램들로 상당히 고가이다. 특히 그래픽 프로그램은 보통 100만원에서 많게는 수백 만원에 이른다. 그래픽 디자이너 한 사람이 사용하는 프로그램만 1000만 원이 넘기도 한다. 상황이 이러니 소규모 개발사는 정품 소프트웨어를 구매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초기 자본금 5000만 원으로는 소프트웨어조차 제대로 구비할 수 없다. 물론 이런 열악한 상황이 면죄부가 되지는 않기에 업계도 공동구매 등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불법복제의 양면을 바라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한 편에서는 사용자로, 다른 한 편에서는 공급자로 불법복제의 문제에 대응하기가 여간 난감한 것이 아니다. 다만, 두 경우 모두 단속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소프트웨어 복제 사용에 대한 의식전환은 물론 다양한 법적, 제도적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가 나서서 해외 고가 소프트웨어의 저작권 보호에만 신경쓰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팽배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업의 소프트웨어 복제사용은 단속 대상이 되지만, 개인 사용자의 경우는 여전히 예외로 간주되고 있다. 모바일게임 개발사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생각이 들만도 하다. 딜레머를 해결할 솔로몬의 지혜는 없는 걸까.

<한국모바일게임산업협 오성민 회장 smoh@nazc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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