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업체가 원가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는 완제품 생산원가의 60% 이상을 부품·소재가 차지하고 있어 부품·소재의 경쟁력이 완제품의 가격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부품·소재업체들은 경기불황의 여파로 연초부터 주요 세트업체들이 부품 공급단가를 내려 줄 것을 요구해 오자 대응책으로 인력 감축이나 고정비용 절약 등의 단기 처방책보다는 원가 절감이라는 근본적인 체질강화책을 추진하고 있다. 제조업체 경쟁력의 요체는 크게 기술력과 품질 그리고 가격이다. 이 중 어느 것 하나라도 경쟁업체보다 우위에 서지 못하면 시장경쟁에서 앞서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부품·소재업체들의 원가절감 추진은 가치혁신을 위한 노력이다. 앞으로 철저한 원가관리로 취약한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주요 세트업체도 완제품의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은 부품·소재업체와 완제품업체의 동반성장이라는 측면에서도 기대해 봄직한 일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협력 전문업체의 설비투자 자금으로 3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고 20개 협력 업체에 경영개선 컨설팅도 해 주기로 했다고 한다. 삼성의 이 같은 지원책은 그간 세트업체와 협력업체의 관계가 수직적이고 일방통행식이 적지 않았던 점에 비춰 볼 때 앞으로 수평적인 호혜공생의 관계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긍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부품·소재업체의 체질 개선노력과 더불어 세트업체가 그간의 거래 관행을 바꿈으로써 동반성장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잘 아는 것처럼 우리의 부품·소재기업은 영세기업이 대다수여서 연구 개발과 설비투자 여력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기술 개발과 원가절감, 품질향상 등에 주력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럴 만한 여유가 별로 없었다. 현재 부품·소재 기술력은 선진국의 78% 수준이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첨단분야는 선진국의 65% 정도다. 따라서 이런 기술격차를 해소하려면 세트업체의 지원을 받아 첨단 공법과 시설을 도입하고 자체 체질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원가 절감을 위해 신공법을 도입해서 활용하는 업체도 있다니 다행이다.
부품·소재업체들의 원가절감은 고객사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언제나 실천해야 할 일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서는 생산공정 분석과 소재의 대체, 불필요한 기능 제거 등과 함께 직원들에 대한 교육, 창의력 계발 등을 병행해야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부품·소재업체가 원가절감을 통해 나름대로 자생력을 확보해야 기업 영세성에 따른 세트업체와의 종속적 또는 계열화 관계를 해소할 수 있다. 최근 원부자재난과 환율 변동으로 부품·소재 업체들이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지만 부품·소재업체가 외부에 기대지 않고 체질을 개선해야 전문화·대형화를 이룰 수 있다.
원가절감으로 가치혁신을 실천하고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 등에 나설 때 시장에서 차츰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부품·소재업체의 이런 노력과 함께 세트업체들도 납품단가 인하나 수량, 납기 등에서 불공정 거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트업체가 경영부담을 협력 업체에 떠넘기거나 이에 불응하면 대금결제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부품·소재업체의 안정적 성장을 가로막는 일이다. 부품·소재업체들은 원가절감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고 대기업들도 부품·소재업체에 대한 마케팅지원, 공동 기술개발 확대, 휴면특허 이전 등에 나설 때 세트업체와 부품·소재업체는 동반자 관계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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