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닌텐도DS 국내 진출 `찻잔 속 태풍`

닌텐도가 지난해말 선보인 최신 휴대형 게임기 ‘닌텐도DS’가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게임기는 미국과 일본 등에서 당초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총 300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없어서 못 팔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말 공급이 시작된 국내에서는 아직은 이 같은 열기를 감지하기는 힘들다.

닌텐도DS는 지난 11월 21일 미국에서 선보인 이래 1주일만에 무려 50만대가 판매됐다. 닌텐도는 미국보다 늦은 12월 2일 자국에서는 출시했는데 역시 4일 만에 50만대가 판매됐다. 닌텐도DS의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대원씨아이측에 따르면 현재 이 게임기는 1월 중순까지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180만대와 130만대가 판매돼 총 300만대 이상 팔려나갔다. 가히 닌텐도DS 열풍이라 할만하다.

# 론칭은 일단 성공

국내의 경우도 닌텐도DS의 론칭은 일단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대원씨아이는 총 3000대의 한정판을 인터파크, LG이숍, 롯데닷컴 등 주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지난달 17일부터 예약판매를 실시, 1주일 만에 매진됐다. 대원씨아이측은 “예약판매 때 인터파크와 LG이숍에서는 하루 만에 물건이 모두 나갔다”고 설명했다. 또 29일부터 정식 판매가 이뤄졌는데 초두물량 1만대가 이틀만에 매진됐고 1월 중순 현재 1만2000여대를 판매했다.

이 회사의 게임사업부 송동석 부장은 “고객이 닌텐도DS가 다기능 멀티미디어기기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일년여 동안 12만대가 판매된 게임보이어드밴스(GBA) SP 때보다 판매 속도가 두세배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닌텐도DS의 완전한 국내시장 안착을 점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닌텐도라는 브랜드라면 무조건 사고 보는 고정적인 고객을 감안하면 1만여대 남짓 판매한 것만 가지고 성급하게 성패를 따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니의 경쟁 휴대용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이 조만간 출시될 것이기 때문에 상당수의 게이머들이 일단 관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실제 네이버나 엠파스와 같은 검색 사이트의 지식검색 코너에는 닌텐도DS와 PSP 중 어느 것을 구매해야할지를 묻는 질문이 수 없이 올라와 있다.

# 토착화가 성패 관건

대원씨아이측이 올해 말까지 잡아놓은 닌텐도DS 판매목표는 20만대. 이와 관련, 송 부장은 “초도 물량 1만대에 이어 추가로 들어온 1만대를 설 전까지 소진할 것”이라며 “킬러 타이틀인 ‘픽토챗’의 출시가 늦어져 약간의 차질은 예상되지만 목표대비 85%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원씨아이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변수는 OS의 한글화다. 현재 국내에 공급되는 닌텐도DS는 일본판과 똑같은 제품. 아무래도 이용층이 주로 저연령층인 게임기에서 한글이 구동 안 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원씨아이측도 이 같은 점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송 부장은 “한글이 2바이트 문자여서 CPU의 남은 공간에 폰트를 넣을 수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며 “사용하지 않는 다른 언어를 삭제하고 한글폰트를 넣는 해법을 찾아 닌텐도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부족한 타이틀 아쉬워

게임기의 생명은 타이틀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닌텐도DS 전용의 타이틀은 ‘슈퍼마리오 64DS’ ‘포켓몬 대시’ ‘만져라! 메이드인 와리오’ ‘직감일필’ 등 4종에 불과하다. 물론 닌텐도DS에서 GBA의 타이틀을 돌릴 수는 있지만 그렇다면 단 몇 개의 타이틀 때문에 굳이 닌텐도DS를 구매할 필요가 없게 된다.

대원씨아이는 DS 전용 타이틀로 2~3월 께 ‘캐치터치 요시’를 내놓고 신학기시즌에 맞춰 자체 개발한 ‘전자사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자체 콘텐츠로 부족한 타이틀 수를 채워간다는 복안이다.

송부장은 “같은 계열사인 대원C&A가 만화와 애니 판권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오리지널 게임 개발에도 나설 것”이라며 “하지만 수입 게임의 한글화는 계약 수량을 높여야 하는 문제점이 있어 대작 위주로 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급 문제도 무시하지 못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당초 대원씨아이측은 닌텐도DS의 국내 출시 시점을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지난달 3일로 잡았으나 미국과 일본의 폭발적인 수요 때문에 물건을 받을 수 없어 크리스마스 이후인 29일에 가서야 출시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대원씨아이의 관계자는 “크리스마스에 맞춰 출시일을 잡았는데 대목을 놓쳐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 이제부터 시작

대원씨아이는 1월 29일 용산 스페이스9 7층에 체험관을, 2월에는 계열사의 코엑스 애니랜드 매장에 시연대겸 판매대를 각각 마련하고 B2B가 가능한 직영점 운영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 PSP가 출시될 예정인 3월에는 닌텐도DS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게임 리그전 등의 각종 이벤트도 열어 바람몰이를 한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PC게임 위주로 형성된 국내 시장을 감안해 닌텐도측과 닌텐도DS를 컴퓨터와 연동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송 부장은 “PSP도 사고 DS도 사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PSP 나오면 오히려 서너지 효과를 얻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또 “이전의 GAB는 어린 연령층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많았다”며 “하지만 DS는 터치스크린, 음성인식 등 편리한 인터페이스 때문에 여성 유저나 게임 마니아들로부터도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닌텐도DS가 국내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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