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연초부터 춤을 추고 있다. 참여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아 본격적으로 민생과 경제를 챙기기 시작, 시장의 소위 불투명성이 해소되면서 활황 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작년말 신벤처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등록 심사 기준 완화 등 코스닥 부양책이 나오면서 코스닥이 바람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여러가지 변수가 많고 경기 전망도 여전히 안갯속이지만, 증시는 요동을 치고 있다. 일각에선 본격적인 대세 상승세에 진입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그렇다면 신경제를 대표하며 확실한 테마주를 형성하고 있는 게임주의 향배는 어떻게 될까? 상승장세에 힘입어 황제주의 맥을 잇고있는 게임주가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 증시의 거시적 전망은 매우 밝다는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연기금의 주식 투자 비중 확대, 적립식 펀드 인기 상승 등 유동성면에서 호재가 많다. 시중 자금이 증시 외에는 딱히 갈 곳이 없다는 것도 증시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공모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영진 수석연구원은 “우리 경제의 기초 펀더멘털이 올해도 크게 증가할 요인이 없어 상반기에 반짝 상승으로 그칠 요인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전체적인 유동성이 호전돼 올 증시는 지수 상승 가능성이 어느때 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 성공적 해외 공략 새 ‘성장 모멘텀’
올해 게임주가 전망은 일단 긍정적이다. 산업 자체가 고도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가격 경쟁 심화와 개발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게임만큼 고부가 유망산업도 드물기 때문이다. 특히 주력 플랫폼인 온라인 게임의 높은 시장 지배력이 든든한 버팀목이다. 펀드매니저 출신인 파네즈 장상백 상무(CFO)는 “게임은 이미 문화적 장벽이 없는, 국경없는 글로벌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고 증시 전체가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올해 주가 전망이 어느 해보다 밝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온라인게임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었다지만 해외 시장 개척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형성할 수 있으며, 이에따라 게임주가 재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많다. 특히 주요 상장 게임업체들이 아시아권에 이어 올해부터 메이저업체들을 중심으로 미주, 유럽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경우에 따라 주가 상승세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영진 연구원은 “‘WOW’의 조기 상용화로 경쟁이 심화되고 시장 포화로 상대적으로 (게임)업종 전체는 크게 상승 여력이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올해 게임업계가 해외 시장 공략, 특히 서구 시장에서의 약진이 가시화될 경우 게임주 재평가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의 송준덕 연구원 역시 “외국업체와의 경쟁, 소비 둔화, 규제 강화 등 악재가 많지만, 일본·미국·중국 등 해외 시장 개척 여하에 따라 게임주의 향배가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 외산 게임 공세와 수익률 악화가 변수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WOW’의 성공적 시장 진입으로 외산 온라인 게임의 공세가 갈수록 강화될 것이란 점이 게임주가의 행로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마당에 외산 게임의 점유율이 높아진다면 국내 게임업계에 영향을 주고, 이것이 다시 게임주가에까지 파급될 것이란 얘기다. 삼성증권 송준덕 연구원은 “올해 게임 산업 전체로는 약 6~7%대의 저성장에 그칠 것이며, 회사간 혹은 게임 장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쟁 심화에 따른 이익률 하락도 게임주의 주요 변수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한빛소프트·웹젠·NHN·네오위즈·CJ인터넷 등 게임 주도주들의 경우 매출 대비 이익률은 다른 업종을 압도한다. 그러나, 평균 60∼70%에 달하는 온라인게임업계의 영업이익률이 개발비 및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크게 떨어진 실정이다.
3만원에 육박하던 월 정액료는 1만원대로 급락했으며, 초블록버스터인 ‘WOW’마저 2만5000원 대로 책정됐다. 이에따라 무료 선언이 잇따르고 있으며, 신작 게임 발표를 앞둔 업계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증권 황승택 연구원은 “ ‘RF온라인’이 ‘리니지’류의 56%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되고 ‘WOW’가 리니지류 대비 17% 싼가격으로 책정됐음에도 유저들의 불만이 팽배할 정도로 가격하락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서비스 중인 게임의 가격 인하 가능성은 낮지만 서비스 예정인 게임들의 상용화 가격 책정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엔씨소프트의 경우 2분기 ‘길드워’를 통해, 웹젠은 5월 ‘SUN’ 론칭을 통해 추가 성장성 확보를 노리고 있지만, 블록버스터간 경쟁 심화와 가격 인하 압력으로 과거와 같은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점이 주가에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 ‘부익부 빈익빈’ 현상 재연
최근 증시의 큰 흐름은 대세 상승 장세 속에서 소외되는 이른바 ‘왕따주’가 적지않다는 점이다. 과거 벤처붐이 절정기에 전종목이 강세를 나타낸 ‘묻지마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 증시 전문가들은 “아무리 증시가 호전되더라도 이젠 옥석을 구분할 정도로 시장이 성숙됐다”고 입을 모은다. 게임주 역시 마찬가지. 디지털 콘텐츠 테마가 투자가들로부터 주목을 받더라도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란 얘기다.
더구나 게임 시장은 날이 갈수록 양극화 현상이 커지고 있다. 한솔창투 게임펀드매니저 박재민 차장은 “최근 주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정부의 주가 부양 정책이 실제 개별 업체에 얼마나 조기에 반영되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것같다”며 “게임주도 결국 실적으로 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게임시장과 개별 업체에 대한 시장 참가자의 의사 결정이 구체적인 자료가 아닌 피상적 내용에 좌우됐으나 앞으로는 각 개별 종목별 실적과 비젼에 따라 주가가 엇갈릴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내수시장만 놓고 보면 게임시장은 수요의 성장폭은 둔화됐는데 공급은 늘어나는 전형적인 성숙기 초기의 형태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터넷 기반의 게임시장은 아직도 시장진입기란 점에서 기회는 아직 많으며, 그런만큼 게임주들의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엔씨소프트 ‘퀘청’=‘WOW’ 상용화 가격이 예상 보다 높게 책정돼 1위 수성에 큰 부담을 덜은 점과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등 해외 시장 공략이 본궤도에 올라 주가 전망이 아주 밝다. 미주 시장에서 ‘시티오브히어로즈’(COH)와 ‘리니지2’가 선전하고 있는 데다 3∼4월경 오픈 예정인 ‘길드워’의 반응이 좋아 경우에 따라 상승세의 진폭이 결정될 전망. 굿모닝증권 김영진연구원은 “서구시장의 실적 가시화와 신규 게임 상용화가 주가를 견인할 것”이라며 “올해 세계적인 온라인게임 서비스업체로 입지를 더욱 굳힐 것”이라고 평가했다.
▲웹젠 ‘흐린뒤 갬’=엔씨소프트에 비해 차기작에 대한 라인업이 늦어진 관계로 올초반엔 주가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다. 하지만, 오는 5월경에 오픈될 차기작인 ‘썬’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서서히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된다. 웹젠은 특히 2003년 나스닥 상장으로 유동성이 풍부하고, 그동안 진행해온 자체 개발 게임이 올해 잇따라 출시돼 ‘포스트 뮤’에 대한 투자가들의 우려가 상당히 해소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미주시장 공략만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하반기부터 주가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빛소프트 ‘퀘청’=‘탄트라’의 실패로 고전했던 한빛은 올해 ‘턴어라운드’의 해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팡야’가 국내에 이어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 일제히 수확을 거두고 있고 기대작인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오픈을 앞두고 있는 것도 강점. 특히 세계적인 게임제조기 빌로퍼(플래그쉽스튜디오)의 야심작이 5월 E3쇼를 기점으로 오픈될 예정이어서 주가는 탄력받을 가능성이 높다. 송준덕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팡야’와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어느정도 성공해준다면 턴어라운드는 무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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