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이 이르면 올 상반기 인터넷전화(VoIP)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한다.
이에 따라 KT 등 통신사업자들이 IPTV 등을 통해 방송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가운데 방송사업자들은 통신영역인 전화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역공을 시작할 전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계열·씨앤앰커뮤니케이션·CJ케이블넷·큐릭스·HCN·온미디어·강남케이블TV·아름방송 등 주요 MSO는 지난해 말 ‘케이블 기반 VoIP 서비스 연구반(이하 VoIP TFT)’을 구성하고 VoIP 공동 진출을 위한 사업방안을 검토중이다. VoIP TFT는 2월 1일부터 사흘간 워크숍을 갖고 ‘범SO VoIP 추진안(초안)’을 확정지은 뒤 다음달 안에 MSO별로 보고할 예정이다.
이관훈 CJ케이블넷 사장은 “SO들이 힘을 합쳐 VoIP 사업을 같이 추진한다는 데 (MSO 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고 말했다.
유정석 HCN 본부장은 “VoIP 사업을 같이한다는 의견조율은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영희 강남케이블TV 이사는 “강남케이블은 독자 VoIP 사업을 먼저 추진하겠지만, 향후 SO 공동 전선이 형성되면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O의 VoIP 시나리오=VoIP TFT는 두 가지 공동 진출 방안을 검토중이다. 우선 MSO들이 함께 하나로텔레콤·데이콤 등 기간통신사업자 한 군데를 선정해 협업하는 모델이다.
VoIP TFT의 한 관계자는 “번호 자원과 망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간통신사업자 한 군데와 전략적으로 협업하는 모델이 현실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하나로텔레콤이나 데이콤은 결국 초고속인터넷사업에서 SO와 경쟁관계이기 때문에 ‘적과의 동침’에 대한 SO의 반감이 걸림돌이다.
두 번째 안은 독자 추진이다. 김영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국장은 “SO들이 VoIP 사업을 맡을 별도 회사를 설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엔터프라이즈네트웍스(EPN)를 매수하는 가격이 300억원 정도”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공동 인수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방 융합시대, 방송의 통신시장 공세=업계 전문가들은 SO의 VoIP 공동 진출이 성사될 경우 통신시장의 일대 전환점이 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SO들은 1300만 가입자라는 막강한 인프라를 갖춘 데다 VoIP를 케이블방송의 번들로 제공할 태세기 때문이다. 즉 수익보다는 부가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다른 통신사업자의 서비스 가격보다 저렴할 가능성이 높다.
MSO의 한 고위 관계자는 “SO의 입장에선 VoIP로 수익을 낸다기보다 방송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을 것”이라며 “손해 안 보는 장사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관훈 CJ케이블넷 사장은 “SO가 지역에 기반하고 있는만큼 SO가 하나로 모여 VoIP 사업을 추진할 경우 전 지역을 커버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방송·전화·초고속인터넷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가 대세”라며 “통신사업자와 방송사업자 간 TPS 격전은 물 밑에서 이미 시작된 셈”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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