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방송콘텐츠를 전송하는 인터넷프로토콜TV(IPTV)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서비스 영역을 두고 방송·통신사업자들이 첨예한 논리 싸움을 벌인 데 이어 국무조정실과 국회까지 조율해 보겠다고 나섰다.
IPTV는 말그대로 인터넷망을 통한 양방향 방송이다. 지상파나 케이블, 위성이 아닌 초고속인터넷을 TV에 연결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맘껏 볼 수 있다. 소비자가 별다른 차이를 못 느낄 만큼 관련 기술도 발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서비스를 어떤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제공하고 내용을 규제할 것이냐에 대해 방송산업계와 방송위원회, 통신산업계와 정보통신부로 나뉘어 큰 시각차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일단 양기관은 방송·통신이라는 기존 규제의 텃밭을 침해당하고 싶지 않는 게 내심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케이블방송이 대체될 우려가 있다면서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시장진입을 막아달라며 생존권 투쟁에 나섰다. 반면 통신사업자들은 되도록 조용히 이번 이슈를 넘어가고 싶어한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기간통신사업법상 부가서비스로 IPTV를 은근슬쩍 제공해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더는 이해 당사자들의 이 같은 자세가 통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IPTV는 IT 기술발전선상에서 출현할 수밖에 없으며 이미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 등은 최소한의 규제로 관련 서비스를 시작해 시청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오히려 초고속인터넷 강국인 우리가 한 발 늦은 셈이다. 초고속인터넷 강국의 최대 인프라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또 다시 불필요한 논쟁으로 놓칠 수는 없는 일이다.
IPTV는 분명 형식은 통신이고 내용은 방송이다. IPTV가 출현하면 거대 통신사업자들에게 밀려 SO가 다 죽는다고 할 수는 없다. 대칭규제로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면 될 노릇이다. 다만 과도한 규제를 받는 SO들과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통신사업자들을 잘 정리된 가이드라인으로 이끌면 될 것이다.
영역을 내세워 기득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서비스 영역을 재정비하고 규제를 완화해 소비자와 후방산업계가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밑그림을 잘 짜는 것이 정부의 몫이다. 각 사업자는 이를 바탕으로 세계 수준에 버금가는 양질의 서비스로 정정당당한 승부를 벌일 것을 기대해 본다.
IT산업부·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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