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국내 게임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미친 이를 꼽자면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IPCA)의 김기영 회장을 빼 놓을 수 없다. 그는 ‘카운터스트라이크(이하 카스)’ 불매운동을 주도해 1인칭슈팅(FPS) 게임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 놓으면서 게임업체와 PC방 업계 간의 관계를 재정립했다. 또 최근에는 문화관광부의 PC방업 신고제 전환 방침과 관련,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리던 PC방 업계의 의견을 하나로 담아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그는 앞으로는 PC방을 유해업소로 보는 학교보건법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어서 올해에도 게임업계의 뉴스메이커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체는 PC방을 엔드유저가 아니라 리테일러숍으로 봐주었으면 합니다. 같이 시장을 키우고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지난해 ‘카스’ 불매 운동을 통해 게임업계와 PC방 업계는 관계 재정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김기영 회장은 게임업계와 PC방 업계간에 서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공정한 비즈니스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따라서 지난해 가장 큰 성과를 거둔 협회의 활동으로 서슴지 않고 ‘카스’ 불매운동을 꼽는다.
부당한 과금에 맞서 해당 게임을 PC방에서 사실상 퇴출시키고 대체게임으로 선정한 ‘스페셜포스’의 저변이 확대돼 게임업계가 PC방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김 회장에 따르면 넥슨은 ‘카트라이더’를 유료화하기 전에 IPCA로부터 자문을 구했다. 불매 운동 전 같았으면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다. 그는 결과가 100%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협회의 위상이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 신고제, 문화부 전향적 태도 기대돼
“2003년 말 꾸려져 지난해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간 합동자율지도위원회도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자율 정화로 건전한 환경을 조성했고 이를 통해 외부로부터의 규제를 차단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에는 더욱 탄력이 붙을 겁니다.”
김 회장은 IPCA를 비롯해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 한국비디오물감상실업협회 등과 공동으로 꾸린 합동자율지도위원회의 활동에도 큰 의미를 부여한다. 위원회가 지난해 지도·계몽 위주로 활동했으나 올해에는 악덕업소, 상습적 탈불법업소를 근절하는 데 중점을 둬 법을 지키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지 않고 장사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겠다고 한다.
“지난해 신고제 전환 문제를 두고 내부적으로도 진통을 겪었고 관련부처인 문화관광부와도 많은 갈등을 빚었습니다.”
김 회장은 신고제 논란과 관련, 문화부가 ‘충분히 원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한다. IPCA가 문화부에 신고제로 전환하지 않고도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법에 대해 여러 차례 서면 또는 구두로 건의한 결과, 문화부의 강력 추진 의사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 아마 e스포츠리그 통합 추진
“게임업계에 올빼미 스타일이 많아 보통 2~3시에 퇴근을 하고 토요일 일요일이 따로 없습니다. 집에서는 하숙생이죠.”
김 회장은 지난해 여러 가지 큰일을 치룬 만큼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정신없이 보냈다고 한다. 특히 가족과 같이 보낼 시간이 모자랐던 점이 제일 아쉬웠다고. 하지만 올해도 마찬가지일 듯하다.
그는 글로벌게임엑스포(지스타) 조직위, e스포츠포럼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e스포츠에 대한 기대가 크다. 특히 그는 다른 이들과 달리 아마추어 e스포츠에 애착을 보인다.
“현재 e스포츠는 너무 프로에 치중돼 있습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게임인구의 저변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 회장은 아마추어 e스포츠 발전을 위해 상시로 열리는 아마리그를 결성하고 지자체별로 개최하고 있는 게임 대회를 통폐합해 지자체별 대항전을 벌이는 방안을 올해 추진하겠다고 한다. 그는 정동채 문화부 장관이 참석한 e스포츠포럼 결산식에서 아마리그에 대한 얘기를 언급해 좋은 반응을 얻었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학교보건법은 위법의 소지가 있습니다. 풍속영업에 관한 법률 등 모든 법률이 PC방을 유해업소로 지정하지 않았는데 유독 이 법만 PC방을 유해업소로 보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올해 학교보건법에 대해서도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3000여 PC방의 업주가 거리로 쫓겨나게 되기 때문이란다.
“조직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올해 오프라인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또 협회에 사무처장 또는 총장이 없어 어려움이 많은데 사무처 기능도 강화할 것입니다.”
IPCA는 지난해 4000여명을 새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이에 따라 전국 PC방 업주 10명중 7명은 IPCA의 회원이다. 김 회장은 현재 IPCA가 조직의 틀을 완성하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한다.
# PC방 업계에도 눈돌려야
“게임 산업은 테스트배드 역할을 하는 PC방이 없다면 제대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김 회장은 정부의 게임산업 지원책이 개발자 위주로 펼쳐지고 있는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PC방 업계를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호텔 커피숍에서 커피를 1000~2000원에 마실 수는 없습니다. PC방도 고급화에 나서야 합니다.”
또 그는 현재 PC방 업계가 공급과잉에서 오는 치열한 가격경쟁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PC방 업주들이 자생력을 갖추는 데 힘써달라고 당부했다.89년 계명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92년 한라무역 대표
94년 퀵-메이트 대표
98년 사이버테리토리 PC방 대표
03년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중앙회장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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