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끝난 ‘도요다 덴소배 세계바둑 선수권 대회’ 결승전에서 우리나라 이세돌 9단이 중국 창하오 9단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중반까지 불리했던 국면을 뒤엎은 역적극이었다. 이 한판만 놓고 보면 승부의 세계에서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날 대국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는 판이었다.
첫째, 중국의 창하오 9단은 세계대회 결승전에만 6번 올라 모두 패했다. 둘째, 그 6번의 패배는 모두 우리나라 기사에게 당했다는 점이다.
일본의 초일류 기사들을 혼자서 침몰시키며 ‘마의 수문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세계바둑계를 호령했던 중국의 섭위평 9단은 우리나라 조훈현 9단에게 응씨배 결승에서 패하며 평범한 기사로 전락했다. 또 몇 년전 세계최고의 성적을 올리던 중국 마효춘 9단은 결정적으로 유리했던 한판의 대국에서 이창호 9단에 역전패한 후, 이창호 9단만 만나면 연전연패를 거듭하더니 결국 무대 뒤로 사라져 버렸다.
이러한 사실은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기량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하겠다. 즉, 결정적인 순간에 승부에 대한 심적 부담을 느낀 나머지 그것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현재 세계 대회에서만 6번 연속 준우승에 그친 창하오 9단이 빠른 시간 안에 타이틀을 획득하지 못하면 스스로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온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우승을 해봐야 승부에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올인’의 실제 주인공 차민수씨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유명한 프로갬블러인 동시에 프로기사다. 그는 국내에서 프로기사 생활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성적을 내지 못하자 미국으로 건너가 갬블러 생활을 시작하며 신화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포커계의 정상에 오른 그는 “포커의 정상에 오르니 바둑도 늘었다”라는 의미있는 말을 했다. 포커의 정상에 오르고 나서 승부의 본질을 깨달았고 승부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갖게 됐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처럼 승부를 겨루는 게임에서 자신감을 갖는 것은 어떤 요소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포커게임에서 패배하는 많은 하수들은 오히려 지는데 익숙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간혹 게임에서 이기는 날은 본인 스스로 의아해 할 정도다. 이런 사람들은 지는 걸 당연하게 여기고 있기에 자신의 패배에 대해 크게 아쉬워 하거나 패인을 분석해 보려는 식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오늘 잘 놀았다”라며 호탕하게 지나쳐 버린다.
패배의 아픔을 못 느끼고, 패배 의식에 도취돼 있는 이러한 사람들은 절대로 발전할 수 없다. 패배의 아픔을 크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고수가 될 자질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1년에 한두 번 조그마한 규모로 즐기는 게임이라면 이러한 패배의 아픔까지 느낄 필요는 없다. 그야말로 단순한 놀이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커에서든 인생의 다른 어떤 분야에서든, 남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한 절대적인 요소는 “이길수 있다, 할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며, 절대로 가져서는 안 될 위험한 요소는 바로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펀넷고문 leepro@7po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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