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뮬게임을 찾아서]슈퍼 슬램

1990년 일본 만화계에서 금기시 여겼던 농구를 만화로 그려 대박을 친 작품이 있었다. 출판사도 시험삼아 몇 번만 연재해 본다는 조건에서 겨우 승락해 그려진 ‘슬램 덩크’. 하지만 이 만화는 일본과 우리 나라 등 세계적으로 메가톤급 히트를 기록하며 1억부 이상 판매됐고 청소년들의 놀이 문화를 바꿔 놓았다. 이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것이 바로 게임 ‘슈퍼 덩크’다.

1995년 반다이에서 발표된 이 작품은 북산, 산왕공고, 해남 등 4개 팀이 등장하며 주요 등장인물들이 만화와 완전히 같은 모습으로 구현됐다. 게다가 각 인물들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기술도 발휘돼, 강백호의 훅훅훅 디펜스가 유저의 조작에 따라 실현됐다.

가슴 속까지 시원한 고릴라의 대포 덩크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만화의 인기를 등에 업고 단순한 캐릭터 게임으로 전락한 3류 타이틀로 치부하기에는 아쉬운 요소가 많았다. 기본적으로 농구의 룰을 충실히 따라 가고 있으며 조잡한 그래픽에 박진감 넘치는 움직임을 구현해 예상 외의 짜릿함을 선사했다. 또 농구 전략과 전술을 살려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확보할 수 있었고 특수한 기술을 발휘, 덩크나 엘리우프, 페이더 웨이 슛 등 유저의 조작에 따라 다채로운 농구 스킬이 실현됐다. 특히 만화에서 그려진 개성적인 인물들의 독특한 개인기는 간접 체험으로 느끼는 슬램덩크로 안성맞춤이었다.

이 작품은 오락실에 처음 등장했고 슬램덩크의 인기로 인해 반짝 빛을 발했으나 세가와 EA의 뛰어난 농구 작품들에 밀려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만화에 열광한 유저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박진감 넘치는 게임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유저에게 이 타이틀은 한낱 평균 이하의 게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판매가 이뤄져 후에 차기작까지 등장했으나 자신의 존재를 전혀 알리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도 다시 봐도 새로운 감동이 몰려오는 만화 슬램덩크를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전무후무한 작품이 바로 ‘슈퍼 덩크’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