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게임업계에는 참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한국 게임업계를 대표한다는 주요 업체 20여개가 모여 한국게임산업협회를 창립한 것이다.
정부와 업계, 학계의 많은 관계자들이 나와서 협회의 탄생을 축하해 주었고 게임업계는 명실공히 한국게임산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를 갖게 됐다고 좋아했다.
그리고 8개월이란 시간이 흘렀고 해가 바뀌었다. 짧다면 짧은 이 기간 동안 협회는 사무국을 창설하고 조직과 사무공간을 갖추는 등 참 많은 일을 해왔다. 또 크고 작은 행사들을 개최하면서 협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애 써 왔다.
그들의 노고를 결코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새 해를 맞아 게임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협회가 보다 큰 역할을 하고 게임산업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바람에서 몇가지 아쉬운 점들을 이야기 해야 겠다.
먼저 협회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회원사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출범 초기 20여개 업체로 시작했던 협회는 지금도 그 수에 큰 변화가 없다. 우리나라 게임업체가 적어도 수백개는 넘어설 것이다. 이 중에서 영세한 업체를 제외 한다고 해도 협회에 참여할 만한 업체 수는 100여개는 족히 넘어설 것이다.
협회의 힘은 회원사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20여개의 회원사가 한국게임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라고 해도 그들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회사 규모나 매출액만을 가지고 협회 가입을 논한다면 이미 협회는 그 의미를 상실했다고 할 수 있다.
티끌이 모여 태산을 이루듯 협회가 진정한 게임업계 대표 단체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하루속히 회원사 확충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는 그 어떤 사업보다도 중요하고 기본적인 일이다. 여기에는 그 어떤 이유도 있을 수 없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협회를 만들던 당시의 절박하고 의연했던 각오를 새롭게 떠올려야 한다. 당시 게임업계는 사회적 편견과 제도적 제약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CEO들이 한 자리에 모여 힘을 모아 난관을 극복해 보자는 의지가 살아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초심은 온데간데 없고 자사이기주의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대표들이 모이는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고 대리참석을 예사로 하는 등 협회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 사태가 터지면서 게임등급심의를 업체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협회는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모습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앞으로도 게임업계가 풀어야할 숙제는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협회는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김병억· 취재 부장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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