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게임 시장에는 많은 히트작이 배출됐다. 전국을 레이싱 열풍으로 몰아넣은 ‘카트라이더’를 비롯해 격투게임 신드롬을 불러온 ‘겟앰프드’, 대작이란 과연 무엇인지 보여준 ‘월드오브워크래프트’까지 새로운 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며 게임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갔다.
하지만 이들 작품처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게이머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인기를 끌며 주목 받은 작품이 바로 ‘군주’다. ‘군주’는 인티즌의 김화수(36) 사장이 게임시장에 첫 진출하며 내놓은 처녀작. 오픈 초기 동시접속자가 수천명에 불과할 만큼 초라했지만 한 해를 마감하는 연말에는 동접자가 2만5000명까지 치솟았다. 게임을 새로운 승부수로 던진 김 사장의 전략이 주효해 설립후 내내 적자를 면치 못했던 인티즌은 ‘군주’의 선전 덕분에 지난 4분기 첫 흑자를 기록했다.
‘군주’를 통해 게임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김 사장은 지난 연말 ‘엔도어즈’로 사명까지 변경하며 을유년 새해를 새로운 변신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김 사장이 IT업계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은 지난 97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웹에이전시 ‘칼스텍’을 설립하고 벤처에 도전한 그는 게시판 성격에 불과했던 잡코리아를 국내 대표 취업전문 사이트로 성장시킨 화제의 주인공. 2003년 인티즌의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돼 게임으로 새로운 승부수를 던진 김 사장이 과연 2005년 엔도어즈를 게임시장의 정상으로 도약시킬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 게임업체로 새로운 도전
“지난해는 ‘군주’의 새로운 론칭, 인터넷사업 매각, 내부 구조조정 등 많은 변화를 겪어
야 했습니다.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지난 4분기 첫 흑자를 기록하며 계획된 궤도로 서서히 진입해 가고 있습니다. 을유년 새해는 엔도어즈가 완전히 새로운 업체로 변신해야 하는 도전의 해입니다. 사명까지 새롭게 바꾼 만큼 게임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 나갈 계획입니다.”
2005년 첫 발을 내딛는 김 사장의 포부다. 엔도어즈의 전신인 인티즌은 마니아 커뮤니티와 블로그 분야에 주력해온 전통 인터넷 업체. 하지만 이 분야는 NHN, 다음, SK커뮤니티케이션 등 내로라하는 국내 굴지의 인터넷 기업과 자웅을 겨뤄야 하는 격전장이기 때문에 업력과 투자력에서 열세를 보여온 인티즌은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2003년 인티즌의 대표로 긴급 투입된 김 사장은 기존 인터넷 분야가 아니라 게임을 새로운 승부수로 꺼내든다.
이를 위해 ‘임진록’ ‘거상’ 등으로 잘 알려진 김태곤씨를 영입하면서 게임 분야에 승부수를 던진 것. 그의 기대에 부응해 ‘군주’는 지난해 9월 부분 유료화에 들어간 후 톡톡한 매출을 일으키며 회사의 핵심사업으로 부상했다. 설립 후 처음으로 지난 4분기 흑자를 내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 지난 연말에는 아예 인터넷 사업부를 매각하고 구조조정에 들어가 게임 업체로 변신까지 선택했다. 흑자 전환으로 마련한 투자여력을 바탕으로 올해는 ‘군주’의 후속작을 선보이는가 하면 퍼블리싱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 10년이 지나도 즐길 수 있는 게임
‘군주’를 론칭할 때까지만 해도 엔도어즈를 주목한 곳은 많지 않았다. 회사 내부에서도 게임 마케팅 경험이 전무했다는 점에서 엔도어즈가 상당한 시행착오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 하지만 인터넷 비즈니스를 통해 다양한 노하우를 쌓아온 덕에 엔도어즈는 게임시장에 비교적 쉽게 연착륙할 수 있었다.
“인터넷과 게임은 주 향유층이 10∼30대까지의 젊은층이라는 점에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젊은층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감성 마케팅에 주력한다면 게임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습니다. 특히 인터넷 경험을 통해 다양한 제휴 비즈니스 노하우를 쌓아온 덕택에 게임 분야에서도 비교적 순조롭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군주’는 최근 출시된 대작 온라인게임과 비교하면 저예산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개발과 마케팅에 통틀어 투자한 금액이 20억 원 미만이다. 대신 SBSi 등 다양한 업체들과 제휴 비즈니스를 통해 ‘군주’의 인지도를 넓혀 나갔다. 하지만 그만큼 ‘군주’가 주목받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1월 오픈베타 서비스를 실시했지만 하반기 들어서야 겨우 유료화 기반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김 사장은 ‘군주’의 더딘 성장을 재촉하지 않았다. MMORPG 게임은 커뮤니티가 생명인 만큼 일시적으로 모인 유저들 보다는 순차적으로 쌓여가는 유저들이 더 큰 자산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군주’의 성장은 두드러지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모나지도 않게 순차적으로 진행됐습니다. ‘군주’를 즐기는 유저들은 타격감이나 그래픽 보다는 ‘군주’의 게임성과 그 안에서 이뤄지는 커뮤니티에서 더 큰 매력을 느꼈다고 할 수 있죠. 게임의 영속성 측면에서도 장시간 걸쳐 형성된 커뮤니티가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군주’를 통해서 ‘10년이 지나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 게임과 웹 결합한 커뮤니티의 구현할 터
인터넷 비즈니스 노하우가 많은 김 사장은 그간 기존 게임업체와는 다른 전략을 선보였다. ‘게임과 웹을 결합한 커뮤니티의 구현’이 바로 그것. 김 사장은 게임 내부에서 형성된 커뮤니티를 웹으로도 확대시키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니홈피를 게임 유저들에게 도입해 선보인 ‘꼼지’를 비롯해 온라인 게임 내에 윈앰프를 이용해 유저들이 스스로 방송을 만들어나가도록 지원한 ‘군주캐스트’까지 게임과 웹을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온라인 게임의 생명은 커뮤니티에 있는 만큼 게임성의 완성도 커뮤니티의 발전과 결부돼 있다”며 “‘군주’는 게임과 웹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도록 유저들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커뮤니티인 게임과 비실시간 커뮤니티인 웹이 만나면 하나의 완성된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군주캐스트는 20여명이 유저들이 자키로 적극 활동하며 최고 동시청취자수가 2500여명이 이르는 인기 인터넷 방송으로 자리잡고 있다.
게임산업을 해석하는 견해도 비슷하다. 그는 사용자들의 현실적 필요성을 충족시켜 주는 인터넷과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게임은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 믿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매각했지만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는 엔도어즈의 자산임에 틀림없습니다. ‘군주’의 롱런, 신작들의 성공적 론칭을 위해서도 엔도어즈가 인터넷 비즈니스 노하우를 게임에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게임과 웹을 결합한 완성된 커뮤니티를 통해 그동안 어떤 게임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것이 저와 엔도어즈의 꿈입니다.”95년 성균관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98년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정보대학원 MIS 전공 석사
97년 칼스텍 기획개발 실장
2000년 잡코리아 대표(현재까지)
2002년 휴먼피아 대표
2003년 인티즌(현 엔도어즈) 대표
<김태훈기자 김태훈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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