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대표적인 문화 상품이면서도 상호작용(인터랙티브)을 하는 뉴미디어다. 그런만큼 세계 각국은 자국의 사회·문화적 정서에 맞는 게임 관련 심의 및 등급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영상물등급위원회’라는 반민 반관의 단체에서 등급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선진국들은 순수 민간단체의 자율 심의 시스템이다.
특히 선진국으로 갈수록 게임 자체의 정보의 공개성과 민간 자율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세계 어디를 가든 한가지 공통적인 것은 게임이란 미디어 제작사에게 최대한 표현의 자유를 주는 대신 미래 꿈나무들인 청소년 보호라는 대의 명분을 엄격히 적용한다는 사실이다.
<미국>
게임 종주국 미국은 업계 자율 규제를 원칙으로 하며, 운영 예산까지 모든게 업계의 몫이다. 운영 주체는 ‘ESRB(게임소프트에어 등급심의위원회: 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와 분과인 ‘ESRBi’이다. 등급 결정의 중요한 고려 사항은 폭력, 성, 사용언어, 약물남용 등. 이에따라 독립성을 갖춘 고도의 전문 위원들이 게임을 직접 해본 후 적합한 등급과 콘텐츠 기술어를 권고하고 나서 ESRB가 등급위원의 권고사항을 비교해 결정한다. 만약 의견이 다를 경우 의견 합일을 위해 다른 등급위원들의 재심의를 거쳐 확정한다.
등급은 성인전용 등급(AO: Adults Only)에서 전체 이용가(EC: Early Childhood)에 이르기까지 5단계로 세분화돼있다. 우리나라 전체 이용가에 해당하는 EC의 경우 ‘3세 이상가’로 어떤 내용도 포함돼 있지 않으며, 6세 이상용인 ‘E등급’(Everyone)은 약한 정도의 폭력이나 익살스런 나쁜 행동까지 적용한다. 13세 이상가인 ‘T등급’(Teen)은 약간의 폭력적 내용과 성적 암시를 담은 주제까지 허용되며, 17세 이상가인 ‘M등급(Mature)은 폭력과 성적 주제까지 가능하다.
마지막 18세 이상가인 ‘AO등급’은 섹스와 폭력 묘사가 리얼한 그야말로 ‘성인전용’이다. 미국은 특히 ‘RP등급’(Rating Pending)이라고 있는데, 이는 최정 등급 판정을 기다리는 경우다. 등급분류 체계와는 별도로 ESRB는 ‘폭력’ ‘언어’ ‘선정성’ ‘사행성’ ‘가사’ ‘약물’ ‘기타’ 등 7개 카테고리로 나뉘어 ‘Blood’(피) ‘Gambling’(도박) ‘Violence’(폭력) ‘Strong Lyrics’(노골적 성, 폭력, 술) 등 게임 내용에 대한 부가정보를 반드시 명시토록 돼 있다. 특이한 것은 일선 게임 판매업체체들은 17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성인용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ESRB의 ‘부모동의 확보 프로그램’(Commitment to Parents program)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
EU의 출범으로 유럽은 ‘PEGI(범 유럽게임지도청: Pan European Game Indicator)’로 모든 게임심의가 일원화됐다. PEGI 가입국가는 프랑스, 영국, 스페인, 핀란드 등 유럽 주요 16개국. 심의매체는 출판협회나 무역협회가 유통하는 비디오게임, 컴퓨터게임, 교육용 및 자료제공용 CD롬을 포함하는 모든 인터랙티브 매체를 망라한다.
특이한 것은 분류 카테고리가 매우 복잡하다는 것. 유럽은 ‘3세이상가’(3+) ‘7세이상 이용가’(7+) ‘12세이상 이용가’(12+) ‘16세이상 이용가’(16+) ‘18세이상 이용가’(18+) 등 5가지로 이루어져있다. 특히 연령별 등급을 고려해 부가 소비자정보를 명시토록 했다. 즉 ▲차별을 조장할 수 있는 장면 묘사 ▲약물 사용 언급 및 묘사 ▲공포나 두려움 조장 ▲성적 행동이나 선정적 묘사 ▲폭력 묘사 ▲저속한 언어 사용 등등급분류만으로 부족한 게임의 내용물에 대한 부가내용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같은 규약을 위반한 기업에 대해선 ISEF(유럽 인터랙티브 소프트웨어 연합) 소속 업계 대표자들로 구성된 집행위원회가 시정조치를 내리고 지키지 않을 경우 포장의 레벨 재표시, 특정연령 로고 및 기술어나 라이선스 철회 등 다양한 제재조치가 가해진다. 심한 경우 제품 리콜과 등급 보류, 강제적 광고 수정 등의 강력한 조치를 받는다. 제재조치의 위반이 되는 사항은 등급과 관련해 오해를 야기하거나 불완전한 상태의 표시를 하는 행위, 등급분류 이후 해당제품의 내용에 영향을 주는 업데이트 및 수정내용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 등이다.
<일본·중국>
일본은 미국·유럽처럼 업계 주도의 민간 자율심의를 원칙으로 한다. 특이한 점은 컴퓨터게임 등 개인용과 업소용(아케이드)게임의 심의 시스템이 다르다는 것. 우선 개인용의 경우 ‘CERO(Computer Entertainment Rating Organization)’가 주축이돼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되 사회윤리 수준에 비춰 적정성을 심사, 연령별로 구분한다.
기본적인 기준은 ‘폭력표현’ ‘성표현’ ‘반사회적 행위 표현’ ‘언어, 사상 관련 표현’ 등이며, 이에따라 ‘전연령’ ‘12세 이용가’ ‘15세 이용가’ ‘18세 이용가’ 등 4개 등급체계로 나뉜다. 일본은 게임내용에 대해 한국처럼 부가 서비스정보가 없는게 특징. 심사원은 주부, 학생, 교직원, 50∼60대 장년층이 우대되며, 게임업계 종사자는 제외된다. 아케이드게임의 경우 역시 순수 민간단체인 ‘JAMMA(Japan Amusement Machinary Manufactures Association)’가 아동용과 성인용으로 구분해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일본이나 미주권과 달리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신문출판총서를 축으로 철저한 관주도의 등급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 특히 청소년의 정신건강이 피폐해지는 것을 막는다는 명분과 자국의 게임산업을 보호한다는 실리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판단아래 온라인게임을 포함한 모든 플랫폼, 모든 뉴미디어에 대한 엄격한 심의 및 등급제를 적용한다. 이에따라 심의기준에 선정성, 폭력성, 사행성 등 기본 조건외에 국가기밀 누설과 민족단결을 해치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 관 주도인만큼 ‘전자출판물관리법’에 따라 국가기관이 모든 의사결정을 한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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