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농구팬을 사로잡았던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은 게임 중에 혀를 내미는 묘한 습관을 갖고 있다. 바로 그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바둑계의 황제자리를 주고받은 사제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 역시 재미있는 습관이 있다.
조 9단은 형세가 긴박해지면 다리를 떨며 쉼없이 독백을 해댄다. 이 9단은 유리한 상황이 되면 머리를 긁적인다. 또 유창혁 9단이 후반부에 상대의 얼굴을 쳐다보면 그것은 유 9단이 이긴 바둑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조치훈 9단이 대국 중에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거나, 성냥개비를 수없이 부러트리는 일은 기가에선 유명한 이야기다. 이처럼 습관이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드러나게 된다.
그런데 그 습관이 승부에 결정인 영향을 준다면 이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필자의 전성기 시절이었으니 꽤 오래전 이야기이다. 당시 포커계에서 나름대로 지명도가 있던 멤버들이 모여 게임을 벌였는데 그 중 P씨의 성적이 가장 앞서는 편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P씨에 대해 연구를 하게 됐는데 우연히 P씨의 습관을 하나 알게 됐다. 그 습관은 P씨 본인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이었다. 게임 중에 P씨는 좋은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레이스’라고 하는데 공갈을 시도할 때는 ‘자, 레이스’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포커를 아는 분이라면 이 차이가 게임에 어느 정도 큰 영향을 주리라는 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P씨에게 그 습관을 고치라고 알려주었지만 당시 필자에게는 아주 즐거운 상황이었다. 그날 필자는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P씨는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조그만 부주의로 낭패를 보고 말았다.
포커게임을 하다보면 이러한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적지 않다.
예를 들어 공갈일 때는 담배를 피운다든지, 말이 많아지거나 시선을 이리저리 돌린다든지 하는 식이다. 모두가 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베팅을 한 후, 상대가 고민을 하고 있으면 아예 눈을 감아버리거나 고개를 푹 숙인다. 상대에게 표정을 읽히지 않기 위해서이다.
예전에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는 포커게임에도 속칭 ‘복식 게임’이 있었다. 공식적으로 두 명이 같은 편이 되어 게임을 하는 것이다. 즉 연대 2명, 경희대 2명, 외대 2명, 그리고 선수 외에 뒷전은 팀당 1명씩, 이런 식이다.
이 복식 경기에서는 선수와 뒷전들이 합심해 상대편의 사인이나 습관을 잡아내는 것이 아주 스릴 있는 고도의 전략이었다. 물론 선수끼리 주고받는 사인은 하루 용이다. 만에 하나 상대에게 간파당해도 다음번에 또 당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번 시합할 때마다 새로운 사인을 만들어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상대의 사인이나 습관을 간파한다는 게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기에 간혹 사인을 알아차렸을 때의 그 즐거움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사인을 간파해도 너무 티나게 그 사인을 역이용하면 상대들도 금방 자신들의 사인이 간파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기에 아주 조심스럽게 이용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노하우라는 점이다. 지금은 이런 게임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거의 없지만 돌이켜보면 재미있고 낭만적이었던 일로 기억된다.
어떤 게임에서든 자신이 모르는 조그만 습관 하나가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한번쯤은 되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펀넷고문 leepro@7po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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