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LCD 빅3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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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가 차세대 라인 사이즈를 2160×2400㎜로 최종 확정지음에 따라 삼성전자, LG필립스LCD, 샤프 등 세계 LCD 빅 3업체들이 서로 다른 규격의 차세대 라인을 구축하는 등 LCD업계 초유의 분화 시대를 맞게 됐다. 업계에서는 샤프의 독자 규격 발표로 후발업체들의 선택이 더욱 어려워지게 됐으며 앞으로는 표준화 이슈보다는 투자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갈길 가는 빅 3=삼성전자(1870×2200㎜)와 LG필립스LCD(1950×2250㎜), 그리고 샤프(2160×2400㎜)는 모두 겨냥하는 사이즈가 다르다. 삼성전자는 32인치, 40인치, 46인치 등에 최적화됐으며 LG필립스LCD의 7세대 라인은 42인치, 47인치가 주력 제품이다. 샤프의 최신 라인은 45인치, 52인치에 맞춰져 있다. 6세대의 경우 샤프와 LG필립스LCD가 공조, 대만 3개사를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8세대 투자에서는 LG필립스LCD와 샤프가 다른 길을 갈 가능성이 크다. 샤프의 8세대 규격이 LG필립스LCD 7세대 라인의 타깃 사이즈와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상 3사가 앞으로도 독자적인 길을 가야 하는 셈이다. 따라서 30인치 대 제품까지는 어느 정도 표준화가 이루어진 LCD가 40인치 대에 들어서면서 40, 42, 45, 46, 47인치 등 다양한 사이즈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PDP의 경우에는 37인치, 42인치, 50인치 등으로 사실상 표준화가 이루어졌다. 디스플레이뱅크의 김광주 상무는 “모니터와 달리 40인치대 TV용에서는 1, 2인치 차이가 큰 의미가 없다”며 “특히 3사가 독자적인 규격을 채택함으로써 LCD TV시장은 다양한 사이즈가 공존하는 시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만업체들의 선택은=현재 공급과잉 우려와 시황악화로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대만 기업들은 차세대 투자에 더욱 신중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샤프와 LG필립스LCD가 공조한 6세대 라인을 따라가는 데는 그다지 큰 고민없이 선택할 수 있었지만 3사가 모두 다른 규격의 차세대 라인을 구축함에 따라 고려해야할 부분이 더욱 많아졌다. 또 샤프가 8세대 라인부터는 자재 메이커와 설계 단계부터 신규자재의 개발을 진행하는 등 더욱 ‘블랙박스(외부에 기술을 알리지 않는 전략)’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등 3사 모두 기밀 보완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여 차세대 투자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사가 모두 다른 사이즈를 겨냥한 차세대 투자를 결정함에 따라 대만업체들은 사이즈 표준화보다는 투자대비 효율성 측면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기존 투자를 보호하는 관점의 차세대 투자보다는 원점에서 이를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가 이달 내로 7-2투자를 결정짓는 만큼 7-2 사이즈 규격이 어떻게 결정되는 지도 대만업체들의 차세대 투자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악화 심해질듯=일본 샤프의 8세대 LCD 패널 공장 신축 발표 이후 세계 LCD패널업계에 ‘공급과잉·수익악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32인치 TV용 패널의 시장 가격이 무려 30% 하락해 각 업체들의 수익구조를 악화시켰지만 올해에도 삼성전자,LG필립스LCD, 샤프 등 한·일 각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잇따르고 있어 치열한 가격 경쟁 및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대만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치메이가 지난 해 9월 7세대 이상급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한다고 사실상 백기를 들었고 AU 역시 올해부터 가동하는 공장의 생산 규모를 축소한 상태다. 더욱이 삼성전자의 7세대 공장이 가동되면 상위업체 간 경쟁이 한층 더 가열돼 패널시장의 공급과잉이 심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해 세계 패널업계의 공급능력 합계가 수요를 7% 이상 넘어섰지만 올해는 더욱 심화돼 11%, 내년에는 22%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프의 마찌다 가츠히코 사장은 “2007년에는 ‘1인치=1만엔’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지 않으면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