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창업 지원, 벤처 투자 촉진, 벤처 관련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골자로 한 ‘12·24 벤처활성화 대책’이 발표됐다. ‘젖은 나무에 기름을 부어서라도 불씨를 살려내겠다’는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표현처럼 벤처 살리기를 위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그대로 반영돼 있는 듯하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반응은 냉랭하기 짝이 없다. 오로지 관련 전문가들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할 뿐 대다수 종사자는 정책 의도는 인정하면서도 ‘정책은 정책일 뿐’이라며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이러한 반응은 발표 전부터 예상된 바 있다. 이제껏 정부의 여러 정책은 항상 흠잡을 데 없을 만큼 훌륭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평가 관리 체계의 부재, 사후 관리 감독 소홀 등으로 인해 또 다른 폐해를 유발하는 주범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반복함으로써 정부가 스스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수립한 정책을 벤처 부흥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으려면 사후 평가 및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SW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필자도 이번에 발표된 12·24 벤처 활성화 정책이 단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조속한 시일 내에 실효를 거둘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으로 자리잡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원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그리고 SW 벤처 육성에 보다 많은 힘이 실렸으면 하는 또다른 바람도 갖고 있다.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치부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SW 벤처의 집중 육성이야말로 단시간 내에 투자 대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또 고용 창출을 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있는 정부의 방침과도 일맥 상통한다. 일반 제조업이 100억원당 5명의 고용 효과를 내는 반면 SW기업은 매출 100억당 60명의 신규 고용 효과를 창출한다고 하니 SW분야만큼 고용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산업분야도 흔치 않다.
정부가 12·24 벤처 활성화 정책에서 발표한 전폭적인 경제 지원 프로그램들은 오랜 경기 침체로 고통받아 왔던 벤처에 가뭄 뒤에 내리는 단비처럼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경제 불황으로 황폐해진 벤처 토양을 다시 비옥하게 만드는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이다.
특히 SW 벤처기업에는 경제적 지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인력 수급의 문제다. SW 벤처의 미래는 우수한 인재 확보에 달려 있다. 사람이 재산인 SW 벤처를 풍요롭게 만들고, 자력갱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더 나아가 SW 벤처 부흥으로 이어가려면 우수한 인력 수급 등과 같은 보다 실질적이고도 근본적인 기반 조성에 정부가 나서줘야 한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속담처럼 좋은 씨앗을 확보해야만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건 불변의 진리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많은 이가 우리나라를 가리켜 인력이 풍부하다고 하지만 막상 벤처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하려고 하면 쓸 만한 사람이 없는 게 현실이다. 본인도 지난 5년간 벤처를 운영해 오면서 겪고 있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바로 어떻게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청년 실업이 50만명에 육박한다는 지금에도 벤처를 위한 청년 실업자는 존재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특히 SW산업의 특성상 요구되는 섬세함을 여성 인력의 활용으로 보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사, 출산 및 육아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신규 여성 인력을 채용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채용은커녕 기존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 인력조차도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하나둘 직장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우수한 인재들에게 벤처 취업에 따른 혜택을 제공한다든지 벤처 기업만을 위한 인재 풀을 양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며, SW 산업 단지를 조성하고 산업 단지에 탁아소를 운영하는 방안 등도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좋은 지원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어떠한 SW 벤처 지원책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기완 알티베이스 대표이사 gwkim@altiba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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