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4차선 도로에서 신호에 걸린 중형차와 경차가 나란히 정지선에 섰다. 장난끼가 발동한 중형차 주인이 경차를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중형차 : 요즘도 경차 모는 사람이 다 있네. 아저씨 그 차 얼마요? (경차 주인은 모른 체하고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다음 신호에서 두 차는 또 나란히 신호대기에 걸리게 됐다.)
중형차 : 어이~, 그 차 얼마 줬냐니까?(이번에도 경차 주인은 대꾸도 없이 신호를 기다릴 뿐이었다. 기고만장한 중형차 주인은 더 큰소리로 외쳤다.)
중형차 : 어허, 이 사람 말 먹네. 그 차 얼마줬냐니까?
(참다 못한 경차 주인의 한마디.)
경차 : 리무진 사니까 경품으로 주더라.
그냥 우스갯소리 같지만 웃기만 할 순 없다. 운전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차도를 둘러보면 경차를 찾아보기 힘들다. 너도나도 중형차를 몰기 바쁘다. 사람들 인식이 그런 것 같다.
‘경차 = 경제적’이 아니라 ‘경차 = 없어보임’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그런 건지 몰라도 주차장을 봐도 거의가 중형차 들이다. 단칸방에 살아도 차는 그랜저를 몬다. 이건 좀 문제가 있지 않나? 하지만 아직도 정부대책은 턱없이 부족한 것 같다.
2003년 ‘에너지관리공단 민간단체 에너지절약협력사업’인 ‘경차보급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 우대혜택 확대운동’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조사규모 유효표본 2470명중 800cc 이하 경차를 타는 사람은 15.7%에 불과하다. 그러면 경차를 타지 않는 이유들을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36.4%안전성 미흡, 23.4%경시풍토, 31.9%정부혜택 부족, 8.3%경차다양성 부족
경차 타는 이들을 위한 혜택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고, 한때 유행했던 티코유머에서 알수 있듯이, 안전성 미흡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이다. 그에 따른 대책도 시급하다. 하지만 경차를 타면 좋은 점도 많이 있다.
일단 경차는 중형차에 비해 월 3만3000원, 연 40만원을 아낄 수 있다. 전국적으로 따지자면 180억 상당의 에너지가 절약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주차공간 활용 면에서도 중형차들보다 많이 유리하다. 세금은 또 얼마나 싼가. 더구나 운전하는 데도 더없이 편리하다.
장단점을 나누면 끝이 없겠지만, 무엇보다 경차를 모는 이유는 금전적인 이유가 톱이 될 수밖에 없다. 나도 중형차를 모는 사람 중의 하나지만 요즘은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 언제쯤이나 운전하면서 답답한 맘이 사라질까. 대한민국 땅에선 무리일까? 핸들을 잡을 때면 매번 생각을 한다. 오늘은 좀 달라졌으면… 하고 말이다.
<프로게이머 deresa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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