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코스닥 IPO]코스닥 을유년 `희망의 탑` 쌓는다

`제 2의 코스닥 붐을 일으키자.`

 새해 들어 코스닥 시장이 뭔가 일을 낼(?) 분위기다. 개장일인 3일부터 오름세를 지속하더니 400선까지 가뿐하게 넘어섰다. 지난 한 해 과도한 낙폭과 연초 거래소의 상대적 침체에 대한 반사이익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정부가 지난해 말에 발표한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코스닥 강화 정책 때문이다.

 기업운영에서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그 중 가장 절실한 것은 자금이다. 본지가 지난해 12월 국내 벤처기업 CEO 1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0% 이상이 ‘자금부족’을 벤처기업 운영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벤처기업 성장단계에서 자금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CEO가 57.9%로 가장 많았다.

 코스닥은 바로 성장·성숙단계의 벤처기업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도약을 이루기 위한 유일한 직접금융 조달 창구다. 이 통로가 막히면 그야말로 ‘높은 위험’만 감수할 뿐 그에 따른 ‘높은 수익’까지 올리는 진정한 의미의 벤처를 만들어 내기 힘들다. 이것이 바로 코스닥이 벤처생태계 조성에 중요한 이유이자, 벤처활성화 정책의 핵심이 코스닥 강화로 귀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한 해 코스닥과 벤처는 최악의 돈 가뭄 속에서 목마른 한 해를 보냈다.

 연초 대비 15.7%의 지수하락을 겪었으며 KTF, 옥션, 다음 등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의 탈 코스닥 움직임이 잇따르면서 위상이 흔들리기도 했다. 코스닥 신규 등록기업도 52개사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역경 속에서도 희망의 싹은 움트고 있었다.

 신규 등록기업 수는 줄었지만 공모금액은 총 4770억원으로 오히려 지난 3년간 기록 가운데 최고치다. 기업당 99억원이 넘는다. 이 자금으로 많은 벤처기업이 해외 마케팅도 벌이고, 제품 연구개발(R&D)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외형적인 어려움은 있었지만 코스닥 본연의 역할은 계속 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량 벤처기업들이 잇따라 진입하면서 생기를 되찾고 부실기업 퇴출 강화로 코스닥의 이미지도 크게 개선됐다.

 이어 지난해 말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선물 보따리가 터졌다.

 을유년, 이제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벤처열풍에 휩쓸려 대박을 꿈꾸다 코스닥에서 멀어졌던 투자자들이 서서히 코스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거래대금도 하루가 다르게 커져 지난 6일에는 1년 6개월 만의 최고치인 1조5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코스닥 등록 업체의 한 재무담당 임원(CFO)은 “이제는 코스닥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색안경을 쓰고 보는 투자자들은 없지 않겠냐”며 “있는 그대로 기업가치를 평가해 주기만 한다면 벤처기업으로서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없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같은 기대와 맞물려 올해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만 해도 디보스, 이노와이어리스 등 12개의 우량기업이 공모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월 8개보다 수적으로 50%나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수출위주의 글로벌 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 신규등록 예정기업이 거둬들일 예상 공모금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많게는 1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전체 공모금액의 27∼33%에 해당하는 금액이 이달 한달 동안 코스닥 시장에 유입되는 셈이다. 이들 업체 외에도 에스아이플렉스, 비올디벨로퍼즈 등 8개 승인 업체가 1∼2분기 중에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새롭게 바뀌는 코스닥 제도에 따라 진입문턱이 낮아지고, 우량 중견기업이 코스닥에 들어올 가능성이 커졌다. 올 1분기에 시행될 예정인 새로운 코스닥 제도는 크게 △상장요건 완화 △거래 활성화 △부실기업 조기 퇴출 △M&A 활성화 지원 등으로 요약된다. 특히 이 가운데 거래소의 중소기업 요건과 코스닥의 중견기업 요건을 폐지함에 따라 자본금 50억원 이하의 중소·벤처기업들은 원천적으로 코스닥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또한 경상이익 요건을 폐기함으로써 기술성과 성장성만 있으면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진입문턱을 크게 낮췄다.

 이 밖에 코스닥에 신규 등록하는 중소·벤처기업에는 당기 순익의 일정비율을 사업손실 준비금으로 적립, 일정 기간 경과 후 순차적으로 환입하는 법인세 과세 이연 혜택이 주어진다. 코스닥위원회 시장관리팀 이재훈 과장은 “눈에 보이는 외형적인 문턱은 모두 없앴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바뀐 제도가 코스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만큼 올해 코스닥 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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