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집사람이 유난히 부산을 떨었다. 날이 너무 추우니 코트에 조끼에 목도리를 하고 가야 한다면서 옷을 꺼내는 바람에 좀 어수선했다. 뉴스에서도 날이 추워졌다고 해서 챙겨주는 대로 목도리에 코트에 중무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회사에 가는 중 아파트 청소를 담당하는 한 환경미화원 아저씨를 만났다. 아저씨는 청소를 하면서 도로 곁 물받이가 설치돼 있는 통로(물론 물은 지금 없다)에 무릎을 꿇고 손을 깊이 넣어 안에 쌓인 여러가지 부산물(낙옆 등)을 꺼내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너무나 부끄러웠다. 누군가가 보지도 않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그 통로를 청소하는 그 분을 보고 내가 살고 있는 이 모습-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뭔가를 이룬 것도 아니면서 안이하게 살고 있는-이 정말로 부끄러웠다.
그 분은 아마도 겨울이 지나 봄이 되고,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이 되면 그 통로가 막혀 제 구실을 못하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에 지금부터 대비하는 것이리라. 그래, 바로 저 모습이다. 그나마 우리나라를 이렇게 지탱하게 만드는 것은.
마루하님/출처: http://blo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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