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문학청년(문청)들은 새해 벽두만 되면 가슴이 설렌다. 그동안 갈고 닦아온 실력이 판가름나는 신춘문예 발표가 있기 때문이다. 많은 유명 문인이 신춘문예를 통해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올해도 혜성 같은 재야 문인 고수들이 신춘문예를 통해 ‘작가’라는 라테르를 달았다.
전세계 벤처 기업들도 매년 큰 기대를 갖고 신년 벽두를 맞는다. 매년 이맘때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열리기 때문이다. 1967년 뉴욕에서 처음 열린 CES는 올해로 38회째를 맞이하며 세계적 가전 전시회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의 벤처들은 CES라는 주목받는 행사를 통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려고 벼른다. 마치 문청들이 신춘문예라는 등용문을 통해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처럼.
CES에 작정하고 달려드는 것은 벤처만이 아니다. 삼성·LG 같은 국내 대기업은 물론 소니·HP·인텔 같은 글로벌 IT기업들도 CES에서 ‘깜짝쇼’를 연출하기 위해 애면글면한다. 작년에 HP는 애플의 MP3플레이어인 ‘아이팟’을 판매하겠다는 깜짝선언을 하기도 했다. 올해 CES에도 세계 IT시장을 술렁이게 할 벤처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신춘문예를 통과한 문인들이 모두 성공하지 못하듯이 CES에서 주목받은 기술과 제품도 모두 탄탄대로를 걷는 것은 아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작년에 TV용 반도체 칩을 발표해 각광받았지만 얼마 못 가 이의 상용화를 취소하는 촌극을 빚었다.
신춘문예와 CES는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재화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단지 신춘문예가 우리의 영혼과 정신을 건드린다면 CES는 물리적 세계를 다루고 있다. 인간은 영혼과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당연히 물질적으로만 발전하는 것은 기형을 낳는다. 그래서일까. CES 발전을 보면서 생뚱맞게도 신춘문예를 향해 온 몸을 불사르는-우리의 정신 고양을 위해-이 땅의 수많은 문청이 떠오른 것은.
국제기획부 방은주차장@전자신문, ej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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