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차세대 오디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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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HS와 베타맥스(Betamax)의 비디오테이프 규격 전쟁은 추억 속 저편으로 가버리고, 지금은 블루레이와 HD-DVD의 2라운드가 한창이다. 소니가 블루레이에 전력을 쏟는 것도 당시 설욕을 지우기 위한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비디오만큼 세간의 관심을 얻고 있지는 않지만, 규격 전쟁이 치열하기는 오디오 부문도 마찬가지다. 오디오가 홈 엔터테인먼트의 핵심으로 ‘소리의 입지’가 올라가는 상황이고 보면, 차세대 오디오 규격 싸움도 뜨거운 감자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오디오CD 누가 계승하나=콤팩트디스크(CD)가 나온 것은 1982년. 이 CD에 오디오를 저장하는 오디오CD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오디오 규격을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터줏대감’이다.

 하지만 오디오CD는 680MB 용량, 샘플링 주파수 대역 16비트/44.1kHz이라는 제약성을 지녔다. 다채널 문제도 핸디캡이다. 다루기 편하고 잡음에 강하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지만, 음악 마니아에게는 불만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차세대 오디오 포맷이라고 불리는 SACD(Super Audio CD)와 DVD오디오다. 차세대 오디오규격은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를 저장매체로 한다. 용량이 4.7GB로 CD의 7배 정도다. 음질은 오디오CD의 4∼5배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D는 16비트/44.1kHz에 스테레오 2채널을 지원하는 반면, DVD오디오는 2채널의 경우 최대 24비트/192kHz, 5.1채널은 최대 24비트/96kHz까지 출력할 수 있다. SACD는 최대 24비트/2.82MHz도 가능하다.

 ◇관련 제품 속속 등장=현재 SACD는 소니와 필립스 진영이, DVD오디오는 빅터와 파이어니어 등 DVD포럼이 적극 밀고 있다. 이들은 차세대 오디오 규격을 지원하는 플레이어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며 기선 제압을 노리고 있다. 온쿄나 대논, 파이어니어, 마란쓰 등 세계적인 오디오 전문회사들이 ‘유니버설 DVD플레이어’라는 이름으로 플레이어를 내놓은 것을 비롯,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일부 DVD플레이어 기종에서 SACD와 DVD오디오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블루텍, 이트로닉스, 아남전자 등 국내 AV전문회사들도 올 초를 기해 일제히 ‘유니버설 DVD플레이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블루텍(대표 안태호)은 DVD플레이어에 앰프와 스피커를 통합한 ‘일체형 DVD 홈시어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일체형 DVD 홈시어터’는 DVD플레이어와 앰프, 스피커가 통합된 홈시어터로 이전에는 DVD오디오만 지원했으나 올 신제품에는 SACD도 새롭게 지원할 방침이다.

 이트로닉스(대표 강석규)도 올 2월경 SACD나 DVD오디오 등 차세대 다채널 음향 포맷까지 모두 재생되는 유니버설 DVD플레이어를 출시할 계획이다. DVD플레이어와 CD플레이어의 기능을 하나로 합쳐 저음의 양감과 무게감, 고음의 신선함을 함께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디오 전문을 표방하고 나선 아남전자(대표 남귀현)도 유니버설 DVD플레이어를 출시, 올해 주력품목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트로닉스 송재형 연구원은 “SACD나 DVD오디오가 차세대 오디오 규격으로 대세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며 “이들 규격이 AV기기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향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가 관건=문제는 이들 규격을 지원하는 콘텐츠다. 지금까지 나온 SACD나 DVD오디오 음반은 다 합쳐봐야 3000장 정도. 주로 클래식 명반을 중심으로 SACD, DVD오디오 규격을 지원하고 있다.

 세계 음반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지만, 규격이 만들어진 2000년부터 음반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삼성블루텍 관계자는 “SACD나 DVD오디오의 음질은 이론적으로 CD보다 4배 이상 뛰어나 이제까지와는 색다른 음향을 느낄 수 있다”며 “SACD와 DVD오디오를 지원하는 음반이 지금은 3000장 정도지만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DVD플레이어의 이슈도 차세대 오디오 규격 지원 여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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