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이너]이나영

이나영의 주가가 한껏 높아졌다. 더이상 얼굴만 예쁜 거울 속 공주가 아니다. 지난해 말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아 연기력까지 인정받았다. CF여왕에서 일약 스크린 톱 스타로 발돋움한 그녀는 “니콜 키드먼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며 올해를 배우 이나영의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비쳤다.

화장품 CF속에 비친 어여쁜 외모와 TV 드라마 나온 인상적인 이미지와 달리 그동안 영화에서는 이렇다할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눈에 확 띠는 외모 때문에 방송 데뷔와 동시에 일본 영화 ‘에이지’에 캐스팅됐고 2000년과 2002년에 는 각각 ‘천사몽’과 ‘후아유’에 출연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주위에서는 ‘얼굴은 받쳐주지만 연기력은 아직’이라는 평가가 많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번 여우주연상 수상은 이 같은 의문에 종지부를 찍게 만들었다. 네티즌 간에는 ‘여전히 중량감이 떨어진다’거나 ‘주연상을 받기에는 부족하다’는 시기 어린 말도 나오지만 더 많은 네티즌, 특히 연예영화 전문가 사이에서는 ‘아는여자’의 한이연 역은 이나영만이 소화할 수 있었던 역할이라는 말로 그의 연기력을 인정했다.

‘자기 색깔을 가진 흔치 않은 연기자’, ‘어설픈 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캐릭터’, ‘훌륭한 연기였고 앞으로 가능성도 엄청나다’ 등은 배우 이나영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말들이다. 수상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그녀는 감격에 겨워 소감도 밝히지 못한 채 눈물만 쏟아냈다.

이나영의 매력은 무엇일까. 데뷔 초 신비하면서 뭔가 감추고 있는 듯한 이미지에서 이제는 다양한 재능을 표출해 내는 다방면의 매력이 곧 이나영의 매력으로 대표된다. 순진한 듯, 그러면서도 어딘가 멍해 보이는 커다란 눈과 웃을 때면 터질 듯 커지는 입. 서구 동화 속 고전미와 동양의 현대적 세련미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점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이나영만의 장점이다.

최근 선보인 한게임의 ‘당신은 골프왕’ CF는 이나영의 이 같은 매력이 한 것 발휘됐다. 사무실에서 따분하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이나영과 조인성. 갑자기 이나영이 대형 드릴을 들고 나타나 바닥에 구멍을 뚫고 홀을 만든다. 이어 퍼팅에 들어간 이나영. 3m가 넘는 롱퍼팅은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가며 아래층에 있던 사장님 머리에 회심의 일타를 날린다는 코믹한 내용이다. 여기서 이나영은 예의 그 순진한 미소와 어리둥절한 표정을 섞어 CF의 코믹함을 십분 살려내고 있다.

영화제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저소득 노인 돕기에 기증해 외모 뿐 아니라 아름다운 마음씨도 보여준 그녀는 실제로 친할머니와 살고 있으며 지난 해에도 500만원 가량의 전동 휠체어를 장애인 시설에 기증했다.

“제 자신과 어울리는 역할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하는 이나영은 앞으로 영화에 우선적으로 전념할 계획이다.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이 스스로 주저했던 배우의 길에 대한 도전과 가능성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이제 CF모델이나 탤런트가 아닌 영화배우 이나영의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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