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는 멈출 수 없다.`’ 을유년 새해 벽두부터 ‘게임코리아호’가 희망을 안고 다시 용트림을 시작했다. 지난 해 숨고르기 과정을 거친 온라인게임 산업이 게임 3대 강국의 희망을 안고 다시 진군나팔을 울리기 시작한 것.
다른 산업과 달리 게임산업은 1∼2월이 가장 역동적이다. 한해 중 최고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게임 산업은 연초부터 블록버스터 대작들이 줄줄이 오픈을 앞두고 있는 등 어느 해보다도 활기가 넘쳐보인다.
‘리니지1’(엔씨소프트) 성공 이후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은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고성장을 거듭해왔다. 우리 경제가 저조한 성장률을 지속했던 최근 몇년 사이에도 게임산업 만큼은 ‘나홀로 호황’을 질주했다. 그러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은 고도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의 기본 사이클인 ‘S자곡선’으로 볼때 성장기의 정점에 다가섰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세계 온라인게임산업의 나이는 고작 11살이다. 성장 가능성이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는 얘기이다. 세계 게임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5%도 안된다. 한국 시장 역시 올해 본격적인 1조원 시대를 맞아 두 자릿수의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경기 침체 가속화, 미국·일본 등 외국 게임의 공세 등 위협요인이 적지 않지만 수출 호조 등 호재가 더 많다는 분석이다.
# 캐주얼 ‘끌고’ RPG ‘밀고’
‘카트라이더’ ‘팡야’ 등 지난해 불어닥친 캐주얼게임 열풍은 새해에도 더욱 강도를 높일 전망이다. 캐주얼게임의 라이프사이클이 RPG에 비해선 짧지만, 올해가 사실상 캐주얼 게임의 전성기를 구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프리스타일’ ‘통스통스’ ‘크랙커스’ ‘젤리젤리’ 등 캐주얼 강세를 이어갈 게임들이 줄줄이 올해를 노리고 있기 때문. 특히 캐주얼게임의 주사용자층이 10대 초반과 30대 이상의 넥타이부대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엔 PC방까지 RTS, RPG, FPS와 함께 캐주얼 개임을 적극 밀기 시작해 저변이 더욱 넓어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캐주얼게임이 매출면에서 RPG에 버금가는 ‘대박’이 가능하다는게 입증된 데다 올해부터는 해외에서도 본격적인 수확이 가능해 올해는 더욱 다양한 장르의 캐주얼게임이 선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주얼바람에 다소 빛이 바래긴 했지만, 정통 팬터지 MMORPG도 그 위용을 그대로 유지하며 온라인게임산업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말 오픈한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와 터줏대담 ‘리니지’ 형제다 ‘길드워’ ‘라스트카오스’ ‘그라나도에스파다’ ‘아크로드’ ‘리버스’ ‘로한’ ‘바타르’ ‘썬’ 등 대작들이 줄줄이 오픈을 예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쉔무’ ‘대항해시대’ 등 일본에 뿌리를 둔 대작 RPG들이 잇따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스페셜포스’ ‘워록’ 등 FPS도 첫 대박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며, ‘열혈강호’ ‘영웅’ 등이 주도하는 무협게임도 하반기엔 서극감독이 총괄하고 태울이 개발 중인 한중 공동프로젝트 ‘칠검하천산’의 등장으로 절정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 중국·일본·미국 등 수출 ‘파란등’
위협요인과 기회요인이 상존하는 내수시장과 달리 온라인게임 수출은 올해에도 큰 폭의 성장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주국 프리미엄’으로 인한 시장 선점효과가 여전히 큰데다 전 세계적으로 초고속 인터넷 망의 보급 확대로 온라인게임의 잠재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메이저 게임포털업체와 개발사들이 지난해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 올해보다 본격적인 수확기로 접어들 전망이다.
우선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올해도 어김없이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에겐 ‘기회의 땅’이다. 인터넷 사용자가 우리나라의 10배가 넘는 방대한 유저풀에다 정서적으로 우리와 비슷하고, ‘한류열풍’의 잔상이 여전히 남아있는 탓.
‘미르의 전설’ 시리즈 개발사인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한 샨다의 영향력이 더욱 높아진 것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시장 파이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는 분석이다. 불법 서버 문제 등 걸림돌도 많고 판호 획득 등 진입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리니지2’ ‘뮤’ ‘라그나로크’ 등 기존 게임에다 ‘시아’ ‘RF온라인’ ‘씰온라인’ ‘라스트카오스’ ‘러시’ ‘디오’ 등 수 십개의 한국산 온라인게임이 중국에서 적지않은 수확이 예상된다.
중국에서 시작된 한류열풍을 전수받은 일본은 올해 최고 기대가되는 시장이다. 초고속망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비롯된 욘사마와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산 온라인게임이 일본에서 빅히트를 치고 있다. 이미 ‘라그나로크’ ‘씰온라인’ ‘팡야’ 등 대박 작품이 잇따르고 있으며, ‘한게임’ ‘넷마블’ ‘피망’ ‘엠게임’ 등 게임포털들도 일본에서 집안 싸움을 벌이며 막대한 수출고를 올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하나의 떠오르는 시장이 다름아닌 미국. 이미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와 ‘씨티오브히어로즈’의 가능성을 확인받았으며 올해는 웹젠, NHN, 넥슨, 그라비티 등 메이저업체들이 미국진출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산업개발원 우종식 원장은 “게임수출 실적이 작년엔 2억∼2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올해는 3억달러를 가볍게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화
게임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올해엔 게임업계의 구조재편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WOW’ ‘대항해시대’ 등 외국산 대작 온라인게임의 출현으로 제작비 외에 마케팅 비용 부담이 가중돼 전체적인 코스트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한 MMORPG개발사는 “고 퀄리티 ‘WOW’의 등장으로 개발비가 어림잡아도 20% 정도는 더 올라갈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부터 시작된 온라인게임의 가격파괴 현상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작 게임들의 범람에 따른 유저들의 분산으로 평균 동접 하락 등이 맞물려 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이에따라 올해 온라인게임업계는 자연스럽게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대형 기업군과 중소 개발사로 양극화되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자금력이 풍부한 메이저업체들은 대체로 올해도 차기작들의 론칭과 해외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업계 1위인 엔씨소프트의 경우 ‘리니지 시리즈’ 외에도 ‘씨티오브히어로즈’ ‘길드워’ 등이 국내외적으로 선전이 예상돼 3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NHN 역시 포털시장 경쟁 과열이 부담스럽지만, 일본(한게임저팬), 중국(아워게임에셋) 등 해외 부문의 호조로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다보고 있다. 작년에 ‘비엔비’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의 선전으로 약 1000억 원의 매출로 일약 업계 3위권으로 부상한 넥슨은 해외 부문이 가세해 2000억 원대의 초고속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라그나로크’ 하나로 세계 20여개국을 석권한 그라비티가 해외 로열티수입액 증가와 ‘라그나로크2’ 출시, 퍼블리싱 작품은 ‘로즈온라인’의 강세로 올해 2000억 원대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한빛소프트는 ‘팡야’의 선전에 ‘그라나도에스파다’ ‘네오스팀’ ‘화랑’ ‘플래그십’등 차기작의 기대감으로 재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열혈강호’와 ‘영웅’으로 무협시장을 평정한 엠게임과 CJ인터넷, ·네오위즈 등 메이저 포털들도 비교적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중소 개발사들은 고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온라인게임 시장 자체가 마케팅의 비중이 높아져 코스트가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다 자금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메이저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것. 더구나 ‘WOW’ ‘길드워’ 등 해외에서 제작된 블록버스터급 온라인게임들이 줄줄이 오픈하면서 중소개발사들의 입지를 더욱 좁힐 것으로 보인다. 중앙대 위정현 교수는 “개발비용의 증대와 신규진입 장벽이 높아져 중소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도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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