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신년특집]IT코리아를 이끄는 10대 기술(2)

★차세대 디스플레이

‘더 얇게, 더 크게, 더 선명하게’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의 화두다. 50여년 동안 가정에서 인류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브라운관은 이제 서서히 LCD와 PDP에 밀려 어쩌면 앞으로 20년 뒤에는 세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한 LCD나 PDP도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경계심을 놓지 않는다. 분명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선두주자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꼽힌다.

 OLED는 자체 발광형 디스플레이로 수㎜에 불과한 두께, 넓은 시야각, 빠른 응답속도로 TV용 디스플레이로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휴대폰용 등 소형 제품 출시에 머무르고 있지만 오는 2008년이면 TV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하나의 복병은 전계발광디스플레이(FED)로 불리는 제품이다. FED는 수백만개의 전자총이 빛을 쏴 표현하는 디스플레이로 최근 캐논과 도시바가 내년 상용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디스플레이는 자연스러운 영상 표현이 가능하고 대형화에도 적합하다. 국내에선 삼성SDI, LG전자 등이 제품 개발에 진행중이며 오는 2010년에는 약 1조9000억원, 2020년에는 약 5조3000억원의 시장이 예상된다.

 더 나아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도 태동하고 있다. 이 제품은 대형화보다는 유연화에 초점을 맞춰 개발되고 있으며 종이처럼 얇은 재질로 자료를 내려받거나 수백만번 지우고 쓰기를 반복할 수 있다. 또 휘어지는 것에서 더 나아가 말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로도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종이는 켄트디스플레이의 콜레스테릭 액정을 사용한 전자종이, 자이리콘미디어의 트위스트 볼 방식 등이 있으며 소니는 필립스의 전자종이 솔루션을 채택한 ‘전자북’을 출시한 상태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려는 인간의 노력은 새로운 차세대 디스플레이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의 강자가 영원한 강자가 아니듯이 디스플레이를 향한 기업들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나노기술

나노기술(NT)은 대한민국 기술 입국을 실현할 필수 기술이자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미래 기술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나노기술은 정보·바이오·환경 등 기술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21세기 유망 기술. 꿈이 아닌 현실적인 기술로 인류에게 성큼 다가오고 있어 미·일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 국가들은 국운을 걸고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NT는 10억분 1m의 정밀도로 소재·소자·시스템을 만드는 극미세 가공 기술이다. 1 나노미터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 대략 원자 3∼4개의 크기에 해당되는 셈이다. 원자나 분자 단위의 극미세 물질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게 되면 기존 구조에서 불가능했던 새로운 성질과 기능을 가진 물질이나 장치를 만들수 있는 것이 바로 나노기술이다. 일례로 나노 기술을 반도체 공정에 적용하면 손톱 만한 크기의 칩에 수백 메가를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또 나노 기술은 산업 간 기술 융합을 촉진, 기존 산업의 다각화나 다른 분야 진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일례로 나노기술과 바이오의 융합에 의한 나노바이오 기술은 약물전달시스템·나노미립자스크리닝·미세가공에 의한 재생의료 등 다양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게 된다.

이로 인해 NT는 산업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 가능성이 큰 핵심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기존 기술 내지는 산업이 성숙화 단계에 있는 시점에서 나노 기술은 포화 상태에 빠진 시장에 활력소를 넣어주고 세계 경기 상승기를 주도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나노 기술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차세대 대용량 메모리·양자컴퓨터·광메카트로닉스·바이오센서·금형 등 분야에서 그 위력을 더욱 발휘할 전망이다. 이제 기업들은 사업을 전개하는 있어 나노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큰 기회를 놓쳐버릴 지도 모른다.

노벨 화학 수상자인 해럴드 크로토 경은 “나노기술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산업화하는 원동력이 될 뿐 더러 현존하는 모든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오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밝혀 나노 기술이 21세기를 짊어질 주도 기술임을 강조했다.

또 유비쿼터스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소형·경량의 반도체·디스플레이·전지 등이 필수인 만큼, 우리의 차기 먹거리 산업은 이제 나노 기술 경쟁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BT

미래의 기술로 생명공학기술(BT)분야를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정보통신기술(IT)이 완전히 퇴조하고 BT가 대안으로 부상하지는 않겠지만 BT가 IT와 결합돼 새로운 생명공학의 시대를 열것이란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제조·에너지·정보통신 등 20세기에 부흥한 산업들의 원료(물질)는 모두 ‘땅’에서 캐어낸 것. 말하자면 채석공의 시대였다. 하지만 21세기는 다르다. 이제 생명을 캐는 시대다. ‘채석공(採石工) 시대가 아니라 채생공(採生工)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생물학과 전자공학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를 적극 받아들이고 있다. 당장 DNA 칩이 병원의 모습을 바꿀 전망이다. 두 가닥이 반드시 자기 짝을 만나 꼬여야만 안정되는 DNA의 성질을 이용해 유전 질병을 간단히 진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람의 몸에서 한 방울의 피를 꺼내 DNA칩 위에 올려놓고 흔들어주기만 하면 질병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 단백질 칩도 같은 원리로 병원 풍속도를 바꾸어 놓을 태세다.

이제 전자 집적회로(IC)의 칩은 수십억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되는 시대가 됐다. 이 트랜지스터가 온·오프 스위치 기능을 하며 전기 흐름을 이어주거나 차단해 준다. 우리 주변의 각종 전자제품, 컴퓨터 등의 기본적인 작동원리인 것. 미생물인 박테리오로돕신을 트랜지스터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이 방법이 상용화되면 그 크기와 에너지 효율은 기존의 실리콘 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질 것이다.

특히 상용화된 반도체 재료(금속)는 굵기를 가늘게 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미생물과 DNA를 조작하는 ‘극한의 세계’에서는 공간적 제한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다.

1978년 이전에는 당뇨병 환자들의 생명줄과 같은 ‘인슐린’ 1㎏을 얻으려면 돼지 1만 마리의 췌장이 필요했다. 하지만 대장균을 이용한 대량 생산기술이 확립되면서 몇백원 정도만으로 하루에 같은 양의 인슐린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BT는 가히 혁명적인 문명의 진보를 가져올 것이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연료전지

외부에서 수소와 산소를 받기 때문에 충전을 하지 않는다. 또 연료의 연소반응이 없이 에너지를 발생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의 우려도 없다. 연료전지는 쓰임새에 따라 크게 발전용, 수송용, 가정용, 휴대용 전지로 나뉜다.

자동차에 쓰이는 수송용 연료전지는 개발 경쟁이 가장 뜨겁다. 2003년부터 수소 자동차를 판매한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2010년까지 약 10만대 이상의 수소 자동차를 판매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우리나라의 현대·기아자동차도 수소를 탱크에 넣고 연료전지로 달리는 자동차를 개발했다. 1회 충전에 300㎞를 달릴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150㎞에 육박한다. SK는 연료전지 자동차에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소형 정보통신 장비에 사용하는 휴대용 연료전지의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도시바, NEC, 히타치, 소니 등 일본의 주요 2차전지 업체들은 메탄올을 이용해 수소를 공급하는 메탄올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도시바는 이미 연료전지를 탑재한 노트북을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LG화학이 매년 20억을 투자, 2005년까지 상용화가 가능한 휴대용 연료전지를 개발 중이다. 삼성종합기술원에서는 이미 신용카드 크기의 내장형 휴대용 연료전지를 개발했으며 2005년 상용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발전용 연료전지는 원자력 발전까지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아파트 단지, 공장 등에서 독자적인 분산발전도 가능하다. 가정용 연료전지는 집에서 쓰는 열병합발전소의 개념으로 보일러,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제품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자원부는 400억원의 예산을 들여 50개 기업과 19개 연구기관, 29개 대학이 참가한 가운데 수소 연료전지, 태양광, 풍력 등 3대 신ㆍ재생에너지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스마트 섬유

 다양한 미래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분야가 ‘스마트 섬유’다. ‘웨어러블 컴퓨터’라는 용어로 더욱 잘 알려진 스마트 섬유는 한 마디로 직물에 컴퓨터 칩을 내장하고 이를 센서와 네트워킹 기술로 연결해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섬유와 같이 입는 컴퓨터가 등장하면 병원에 가지 않더라고 몸 이상 여부를 칩이 내장된 옷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운동을 한다면 온도·습도 등 주변 환경과 몸에 맞춰 최적의 운동 상태를 조절해 준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휴대폰·PDA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 무선 네트워킹을 통해 개인 계정에 저장된 정보를 이용, 옷에 장착된 다양한 입출력 장치로 통화하고 개인 정보 관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의류의 만남을 처음 시도한 사람이 미국 MIT 미디어 랩 알렉스 교수다. 지난 97년 ‘뷰티&비츠’ 프로젝트를 통해 컴퓨터와 패션 분야의 접목을 최초로 시연했다. 이어 지난 2000년 리바이스와 필립스가 ‘ICD+’라는 웨어러블 컴퓨터를 선보였다. ICD+는 재킷 형태로 리모컨·MP3P·휴대폰이 장착되어도 무게는 145g에 불과하다. 완전한 컴퓨터는 아니지만 멀티미디어 통신을 하기에 충분하며 가장 큰 특징은 일반 의류와 똑같다는 점이다. 전하·전기 신호를 전송할 수 있는 전도체 섬유에 반도체·배터리 등을 연결해 쉽게 깔끔한 디자인의 옷을 만들 수 있었다.

 최근에는 독일 인피니언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섬유에 컴퓨터 칩을 내장하는 데 성공했다. 인피니언은 나아가 의류 기업 로즈너와 함께 남성용 재킷 ‘mp3blue’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 의류는 전도성을 가진 특수 천으로 각 주머니에는 MP3용 칩과 메모리 모듈 등을 내장하고 있다. 소매는 ‘섬유 키보드’로 제어가 가능하다.

 가트너 그룹에 따르면 2010년 성인의 40%, 10대의 75%가 스마트 섬유로 된 옷을 입고 다닐 것이라며 장밋빛 미래가 예상되고 있다. 지금의 스타일링 차원을 넘어서 앞으로 5년 내로 패션·스포츠·레저·엔터테인먼트·비즈니스 등 모든 산업 부문에서 웨어러블 컴퓨터가 상용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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