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MD 등 반도체 제조 회사 뿐만 아니라 운영체제를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개발자를 위해 운영체제를 발표하기 전에 제품 정보를 공개하기 때문에 코드명을 자주 쓴다.
기술을 이끄는 대기업은 곧 내놓을 제품 뿐만 아니라 한두 세대 앞서 나간 기술을 개발한다. CPU, 운영체제 기술은 빛을 보는 데 몇 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동시에 여러 개발 프로젝트를 운영하려면 돈이 많이 들지만 소비자가 찾는 제품을 빠르게 내놓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한 번에 여러 운영체제 개발 계획을 짜고 스케줄에 맞추어 제품을 만든다.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넘을 수 없는 벽에 부딪히거나 소비자가 바라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면 프로젝트를 과감히 버리고 새 운영체제를 내세운다.
MS는 시장의 분위기와 차세대 운영체제의 개발 계획에 따라 경쟁력이 약한 운영체제 개발 계획을 포기한다. 한 때 기대를 모았지만 정식 이름조차 받지 못하고 어둠 속에 묻힌 대표적인 제품이 ‘내시빌(Nashville)’과 ‘냅튠(Naptune)’이다.
‘내시빌’은 윈도 95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합친 것으로 윈도우 98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 당시는 운영체제와 웹 브라우저를 깔끔하게 합치지 못해 내시빌의 다음 버전인 ‘멤피스(윈도 98)’에 밀려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넵튠’은 윈도 95부터 내려온 ‘윈도 9x’ 커널을 뿌리 삼아 만들던 ‘윈도 밀레니엄 에디션’ 다음 버전이지만 MS가 개인용 PC의 운영체제 안에 ‘윈도 NT’ 커널을 넣기로 해 소비자를 만날 기회를 영원히 잃고 말았다.
인텔과 AMD가 도시 이름을 코드명으로 즐겨 쓰듯 MS는 윈도에 도시, 지역 이름을 자주 붙인다. 윈도 95는 미국의 대도시인 ‘시카고(Chicago)’, 윈도 2000은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Cairo)’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윈도 XP와 2006년 이후에 나올 서버 운영체제는 캐나다의 스키장 이름인 ‘휘슬러(Whistler)’와 ‘블랙콤(Blackcomb)’이라는 코드명을 달았다.
물론 모든 운영체제, 기술이 도시 이름을 코드명으로 쓰는 것은 아니다. PDA용 운영체제, 오피스 소프트웨어는 코드명이 제각각이고 지난 1~2년 사이에 나온 프로그램은 제품의 특징을 한 단어로 정리해 코드명으로 삼는다. 윈도 XP 미디어센터 에디션에 붙은 ‘심포니’ ‘하모니’는 미디어센터 에디션의 멀티미디어 재주를 강조한 코드명이라 할 수 있다.
<김태훈기자 김태훈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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