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e talk]2004년 모바일게임시장을 뒤돌아보며

 TV에서는 음반, 영화, 방송 등 각종 시상식 프로그램이 방영되는가 하면, 신문에서는 올 해 주목받은 이슈들이 연일 주제를 바꿔 가며 보도된다. 길거리는 크리스마스 장식들로 가득하고, 송년회 모임 소식을 알리는 주변 지인들의 전화도 자주 걸려 온다. 이제 정말 2004년이 다 끝나고 2005년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한 해의 과업을 되새겨보며 다음 해를 준비해야 할 시기다.

올 한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되돌아보면 무엇보다 예년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지속적인 불경기의 영향으로 다른 산업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지난 3년 동안 연평균 300%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모바일 게임 시장의 정체와 둔화는 예상하지 못한 당혹스런 결과였다.

모바일 게임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주요 원인중 하나로 다양한 게임이 출시되지 못한 채 특정 장르에만 치우쳐 수요와 공급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 바탕에는 회사별 메뉴 운영 정책이나 기획 소재 고갈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눈앞의 수익성에 급급했던 개발사들의 실험 정신 부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붕어빵타이쿤2’의 히트와 함께 줄지어 나왔던 타이쿤류 게임의 러시나 ‘삼국지무한대전’, ‘창세기전 외전’의 히트 이후 붐을 이뤘던 RPG장르의 공급집중화 현상은 해당 장르의 발전에는 도움을 주었을지 모르나 전체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균형적인 발전에는 그리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했다고 판단된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또 한 가지 요인은 10대 후반의 학생층에 유저가 집중된 이후 더 이상 새로운 유저를 끌어들이거나 찾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역시 불경기로 인해 공격적인 대중 매체 공략이 부족했던 탓이 크겠지만,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 개발사가 기존 유저를 만족시키기 위한 고사양·고용량 게임 개발에만 주목했을 뿐 ‘테트리스’와 같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게임 개발에는 인색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올 한 해 나쁜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다려 왔던 게임폰의 등장, 높은 과금 문제로 유저의 외면을 받았던 네트워크게임의 월 정액제 도입, 위치기반시스템을 이용한 게임 출시 등은 앞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이 다시 한 번 도약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항목이다. 특히 다수의 3D게임이 출시돼 새로운 모바일 게임의 장을 열었다는 사실은 모바일 게임이 단순히 시간 때우기 용 유희가 아닌 전문적인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성장가능성을 엿보게 한 희소식이 아닌가 싶다.

2005년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지 3년 째를 맞는 해이다. 정부는 계속되는 불황을 극복하고자 한국판 뉴딜 정책 등 다양한 시도로 몇 년 째 계속된 경기 침체의 늪을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 모바일 게임업계도 올해 같은 시장 정체를 빠른 시간내에 극복하려한다면 더 늦기 전에 새롭고 다양한 시도가 나와야한다.

<컴투스 박지영 사장 jypark@com2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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