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과목을 5개 줄이고 스포츠댄스 등 교양과목 3개를 더 듣자.”
정부가 지난 8월 서울지역 4개 대학과 9개 IT기업 근무자 가운데 전기·전자·컴퓨터 공학 전공 졸업자 353명을 대상으로 전공과목 이수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요약해 보니 이렇다.
학부제 도입 이후 대학 평균 졸업요건이 11학점 정도 줄어든 가운데 전공학점은 14학점, 기초교과목은 3학점이나 줄어들었다. 반면 교양과목은 10학점이나 늘어났다.
학생들은 골치아픈 전공과목보다 손쉽게 학점을 딸 수 있는 교양과목을 찾는다. 기업도 전공 능력이 변변찮은 대졸자를 뽑을 때 평균 학점과 외국어 능력을 더욱 중시한다.
그 결과 대졸 IT인력의 전공 능력이 기업 요구 수준의 26%에 불과하고 기업들은 현장에 배치하기 전 30여개월 동안 기초 및 직무교육을 실시하는 낭비가 해마다 되풀이된다.
22일 삼성전자·LG전자·KT·SK텔레콤 등 9개 주요 IT기업 CEO와 서울대·연세대·고려대·경북대 등 11개 대학 공대학장이 한 자리에 모인 것도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기업은 직종별로 원하는 전공역량을 학생에게 제시해 인력 채용에 연계하고, 대학은 자율적으로 전공교육을 혁신하기로 합의했다.
전공 역량을 높이는 데 필요한 요소와 이를 위한 교과과정 도출 방향도 제시됐다.
예를 들어 웹엔지니어라는 직종을 보자. 웹서버 구축과 관련 DB를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이 주요 업무다. 이 업무를 맡기 위해선 HTTP, CGI, 폼 데이터 처리 등 방법을 비롯해 아파치, 자바, 애플릿, TCP/IP, JDBC프로그래밍, SQL기초 등 기업이 요구하는 세부 요소 기술을 접해봐야 한다.
대학은 웹엔지니어를 희망하는 학생에게 이들 세부 요소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현재로선 웹프로그래밍, 웹서비스컴퓨팅, 네트워크프로그래밍, DB프로그래밍의 교과목으로 이뤄진 시스템통합 과정을 만들고 교과목과 트랙이 없을 경우 보강하거나 추가 개발하는 식이다.
이른바 수요 지향적인 인력양성의 공급망관리(SCM)다.
간담회에서 진대제 장관은 “전공 능력을 강화하려면 채용 시험에서 이에 대한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혀 공동선언을 이끌어 냈다. 특히 한민구 서울대 공대학장은 “제대로 실행하려면 기업들이 연초에 ‘올해엔 이러한 전공시험을 보겠다’고 미리 공고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아이디어를 냈다.
첨단이지만 수명이 짧은 IT산업에선 제때 인재를 양성해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기업이 당장 쓸 수 있는 전공 능력을 갖추는 게 급선무다. 이날 간담회에 산·학협동의 주체인 기업과 대학이 이러한 문제 의식 공유를 넘어 대안까지 내놓아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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