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게임 대혈투 `쌈짱` 누가 될까?

격투 장르는 게임 시장의 대표적 스테디셀러 중 하나다. 80∼90년대 게임장 열풍을 몰고온 ‘스트리트파이터’에서부터 3D 격투게임 시대를 연 ‘버추어파이터’와 ‘철권’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히트작만 해도 열 손가락으로 다 꼽을 수 없을 정도.

아케이드 게임으로 인기를 모은 작품들은 대부분 콘솔로 이식됐기 때문에 게임 마니아라면 누구나 격투게임 한 두 작품 정도는 소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달인의 경지에 가까운 콤보 기술까지 갖추고 있는 고수들도 즐비하다.

영원한 히트 소재인 격투를 이용한 게임 마니아층 공략은 올 연말에도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미소녀 격투게임의 대명사인 ‘DOAU’가 최근 선보인데 이어 여성 레슬러들의 머드 전투를 그린 ‘럼블로즈’도 출사표를 던졌다.

또 최근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한 ‘데프잼 파이트 포 뉴욕’도 경쟁에 합류했으며 격투 게임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철권의 최신판인 ‘철권5’도 아케이드 버전으로 선보였다.코나미가 최근 PS2용으로 선보인 ‘럼블로즈’는 미녀 레슬러들의 아슬아슬한 진흙탕 격투를 그린 게임이다. 격투에 섹스코드를 결합시킨 기획이 진부한 상업성 추구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스맥다운 시리즈로 유명한 유크스가 제작을 맡아 게임성도 수준급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다.

섹스어필이 중심을 이루는 만큼 히노모토 레이코, 딕시 크레메츠 등의 주인공들은 모두 환상적인 몸매를 소유하고 있다. 게임 중 부끄러운 기술을 당하면 얼굴이 홍조로 변하는 굴육 시스템과 스토리 모드를 통해 캐릭터의 선과 악 특성을 유저들이 만들어 갈 수 있는 점이 이색적인 요소다. 진흙탕에서 미녀들이 격투를 벌이는 머드매치가 압권이다.

PS2에 ‘럼블로즈’가 있다면 X박스에는 미소녀 격투 게임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DOA’가 있다. 최근 선보인 ‘DOAU’는 시리즈 최신작. ‘DOA’는 ‘버추어파이터’ ‘철권’ ‘KOF’ 등과 비견되는 격투게임 최고봉으로 추앙되는가 하면 미소녀들의 가슴을 구경하는 것 빼고는 아무 것도 없다는 악평까지 교차하는 게임. 그만큼 광적인 팬과 안티가 가장 대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DOAU’는 ‘DOA2’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그래픽을 한층 강화해 미소녀 격투의 재미를 배가시켰으며 코스튬 모으기 등의 난이도가 ‘닌자가이덴’ 수준으로 대폭 높아져 게이머들의 도전 의욕을 불타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캐릭터간 밸런스가 잘 맞지 않는다던가 여성미를 강조한 캐릭터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는 점은 정통 격투 장르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 아쉬움으로 꼽히고 있다.EA가 선보인 ‘데프 잼 파이트 포 뉴욕(이하 데프잼)’은 뉴욕시를 배경으로 최고의 스트리트 파이터가 되는 과정을 그린 게임이다. ‘데프잼 밴디에타’의 후속작으로 전작이 갱스터 힙합 전사들의 길거리 농구가 게임의 배경이었지만 이번 작품은 세력 다툼을 벌이는 갱스터들의 ‘싸움’이 게임의 소재로 등장한다. 정통 스포츠에서 길거리 게임으로 눈을 돌린 개발사의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져 전작의 우수함이 대전 격투게임으로 연결되고 있다.

지하 세력의 격투 답게 모든 대전은 ‘싸움’ 그 자체다. 이종격투기 선수들의 화려한 기술이나 수박만한 근육질은 여기서 통하지 않는다. K-1이나 UFC의 피 튀기는 경기도 스포츠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지만 여기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발차기, 지르기, 관절 꺾기는 기본이며 주위에 떨어져 있는 유리병이나 당구 큐대, 야구 방망이, 자동차 문짝 등 치명적인 도구까지 사용할 수 있다. 또 주위를 둘러싼 관중들은 싸움에 참가하는 선수를 붙잡고 방해하거나 직접 공격을 하기도 한다.

잔인한 면도 있지만 원래 싸움이란 그런 것이고 특히나 흑인들의 세력 타툼이라면 오히려 점잖은 편이다. 기술의 타격감도 잘 살아 있고 관절기의 구현도 어설프지 않아 기존의 이종격투기 게임보다 훨씬 뛰어나다. 이 게임은 정통 스포츠와 정통 대전격투를 모두 거부하며 장르의 새로운 발견과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최근 아케이드게임으로 출시된 ‘철권5’도 격투 열풍을 몰고 오기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일본 남코가 개발한 이 시리즈는 ‘버추어파이터’와 함께 가장 많은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는 격투게임으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아케이드 게임장을 석권한 화제작이다.

올해로 어느덧 10년째를 맞는 ‘철권’ 시리즈의 최신판 ‘철권5’는 첩보기관 에이전트인 레이븐을 비롯해 더욱 강력해진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철권 마니아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여기다 IC 카드 도입과 함께 고스트 시스템, 캐릭터 커스터마이즈 등 새로운 기능으로 대폭 무장했다.

국내에선 ‘이니셜D’ 시리즈에 도입돼 게임 팬들에게 익숙한 IC 카드는 게임 이용자의 이름, 레벨, 성적, 캐릭터 모습 등 다양한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게임장에서 5000원 정도의 가격에 팔리는 이 카드를 이용하면 어느 아케이드 업소를 가든 이용자의 캐릭터 정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고스트 시스템은 기존 게임 이용자 대 게임기 캐릭터 간 싱글 플레이 대전을 한층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고스트 캐릭터는 이용자의 실력에 따라 단위가 정해지며, 플레이 스타일까지 기억한다. 이에 따라 기존 게임기 캐릭터보다 월등해진 인공지능을 갖게 된다. 또 다른 이용자의 고스트 캐릭터와 대전을 할 수도 있어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2005년 초 콘솔 버전으로도 만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태훈기자 김태훈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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