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치적 이슈에는 민감하면서 저작권 보호에는 만만디

외국 게임이나 소프트웨어의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빠르게 반응하면서 저작권 보호문제는 만만디 습성을 드러내고 있는 중국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주권과 독립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중국은 최근 대만과 홍콩, 마카오, 티베트를 독립국가로 분류한 축구 게임 ‘풋볼 매니저 2005’ 유통을 금지시켰다고 뉴스팩터가 보도했다. 또 이 게임을 제공하는 웹사이트는 물론, 이 게임을 다운로드해 게임을 실행할 수 있게 한 인터넷 카페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단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영국의 게임 개발사인 스포츠 인터액티브사가 최근 출시한 ‘풋볼 매니저 2005’가 중국 주권을 해칠 뿐만 아니라 중국 법률에 위배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게임을 취급한 인터넷 사이트와 카페에 1200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에 대해 스포츠 인터액티브사는 중국 당국의 요구를 일단 수용한 중국어 버전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도 티베트와 만주를 독립국가로 그린, 스웨덴의 게임 ‘허츠 어브 아이론’의 중국 내 출시가 금지된 바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 못지않게 게임이 대중화되고 있는 중국에서 이같이 민감한 조치를 내리는 것은 외국 게임업체들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 6월 온라인 게임을 검열하는 위원회를 설립하고 정치적인 내용을 미리 거르고 있다.

 최근 레노보의 IBM PC사업 부문 인수와 같이 경제적 이득이나 성과를 얻고 있는 중국이 정치적인 비평이나 세계 문화에 대해 극단적으로 민감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국제 게임개발자협회 이사인 델라 로카는 “중국은 어느 지역이건 문화나 정치에 대한 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게임 업체들은 검열뿐만 아니라 이 나라에 만연해 있는 불법복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저작권법에도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중국의 게임시장은 오는 2008년까지 15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지만 “이처럼 너무 많은 장애요소는 이 나라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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