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경매 분야의 개척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 e베이의 위상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e베이의 간판 사업인 경매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쇼핑몰 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e베이 판매상이자 플로리다 오클라호마에서 조명 및 샹들리에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마이클 브래이튼의 말을 인용해 e베이의 변화 움직임을 전했다. 그는 “자사 제품 중 경매를 통한 판매 비율이 전체 판매 아이템의 10%가 채 안된다”며 “7일 이상 상품목록을 유지할 수 있고 고정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쇼핑몰인 ‘e베이 스토어’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e베이를 경매 전문업체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브래이튼의 이같은 발언은 e베이의 중요한 변화 움직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e베이는 지난 2000년 ‘바이 잇 나우(Buy It Now)’ 옵션과 2001년 ‘e베이 스토어’를 오픈한 이후 판매 수수료와 비 경매판매 수익이 주요 수입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 2년 동안 e베이에서 매매되는 상품의 30%가 고정된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쇼핑몰 비중이 2001년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e베이의 온라인 경매 방식이 고객들의 호응을 잃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e베이에서 활동하는 600여 소매상들의 이익단체인 e베이 전문 판매자 연합의 조나단 가리스 이사는 “누군가와 경쟁해야한다는 팽팽한 긴장감과 색다른 경험에 대한 호감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경매가 실제 매출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이유를 들어 e베이의 변신을 옹호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매가 e베이의 대표적인 서비스 상품인 점을 감안할때 대부분 전문가들은 기본으로부터의 일탈 움직임이 이 회사를 위험에 노출시킬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e베이는 증시에서 최우량주중 하나다. 온·오프라인 쇼핑몰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1억25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e베이는 이번 겨울 성수기에도 여전히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55달러보다 두배 이상이 오른 116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IT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아메리칸 테크놀로지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마크 매핸리는 “고정가격 판매가 없다면, 이 회사의 가치와 주가는 더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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