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관리모드 전환?

 ‘10여년의 고속성장 이후 처음으로 성장정체를 경험한 SK텔레콤이 ‘관리 모드’에 돌입하나.’

SK텔레콤은 지난 1일 밤 부장급 이하 직원인사를 발표하면서 차장의 경우 진급대상자의 25% 가량만 승진시켰다. 예년보다 승진자를 대폭 줄였다.

최근 진행중인 부장들의 인사평가에서도 후한 평가를 아껴 12월 중 마무리될 임원 승진인사에도 승진자 수를 한 자릿수 선으로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는 승진이 빨랐지만 이젠 좀 천천히 가자는 분위기가 많아 임원 승진이 예년보다 적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초 인사에서 전무 승진자가 많아 연말 전무 승진도 많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찌감치 제기됨에 따라 올해 인사는 ‘숨 고르기’ 성격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들은 이 같은 ‘속도조절’이 그간 성장국면과 달리 회사가 정체국면에 접어들어 차세대 성장동력을 면밀히 모색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점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경영지원 등 스텝 부서에 SK(주)측 임원이 들어오는 상징적인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이종 산업계 진출과 협력구도 모색을 앞두고 그룹과의 연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내년 3월 그룹의 경영권 문제를 정리한 이후 이미 예고된 SK그룹의 ‘지분이 아닌 브랜드 중심의 강력한 통합’이 어떤 형태로든 추진될 전망이다. 이를 위한 ‘관리 모드’ 전환이 인사와 조직 개편에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직개편은 그간 비효율성이 지적된 비즈니스부문과 커스토머부문 등 일부 조직의 재편성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비즈부문과 커스토머부문은 표문수 사장 시절 이른바 마케팅 조직의 머리(비즈)와 몸(커스토머)을 나눠 효율성을 키우자는 차원에서 마련했지만 효과가 떨어져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두 조직을 합친 뒤 일부 기능을 신사업부문이나 전략기술부문으로 보내는 해결방안이 힘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올해 적잖이 시련을 겪은 CR(대외협력)부문의 역할 재조정이나 신사업부문의 인원 확대 등도 거론됐다.

회사 한 관계자는 “12월 중순 신사옥 이전을 앞두고 조직개편을 완료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나 임원 인사의 경우 주요 보직 변경 등은 내년 초로 미뤄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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