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연말랠리` 물건너 가나

 ‘연말 900선 돌파는 꿈인가’

 경기침체, 고유가, 달러약세 등 악재를 모두 견디고 12월 연말랠리를 준비하던 국내 증시가 또다시 불어닥친 환율급락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880선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국내 증시는 26일 1040원대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충격으로 860선이 무너졌다. 이에 따라 2004년 마지막 증시가 되는 12월 주식시장이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900P 고지라는 연말랠리를 이룰 것인가, 아니면 환율 급락속도에 대한 부담 때문에 무기력한 장세로 막을 내릴 것인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당초 예상보다 빨리 환율 1050원이 붕괴된 만큼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050원이 무너지는 것은 기정사실이었지만 그 예상시기가 연말 혹은 내년 초였던 만큼 국내 증시가 이 충격을 견딜만한 준비가 돼있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다.

 하나증권 조용현 연구원은 “지난 과거의 경험을 보면 우려와는 달리 달러약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면서 “그러나 급락의 속도는 주식시장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환율 충격 역시 일시적인 악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종합주가지수가 그동안 환율 하락 속에서도 양호한 조정 후 곧 회복세로 돌아섰던 것처럼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7년 만에 최저치인 1100원대로 떨어진 지난 11월 15일 이후에도 국내 증시는 850∼880P로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증권사들이 최근 발표한 12월 증시전망 보고서 역시 각종 지표들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미 모든 악재가 노출돼 환율급락조차 더 이상 큰 충격파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며 오히려 호재에 더욱 강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굿모닝신한은 12월 증시가 강한 상승랠리를 타 850∼950P대를 오갈 것으로 내다봤으며 브릿지증권도 920선까지 오르는 장세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키움닷컴증권은 아예 연중 최고치인 940선까지도 돌파 가능할 것으로 보는 등 낙관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키움닷컴증권 유경오 리서치팀장은 “예상보다 빠른 환율 하락 속도가 증시 약세를 가져왔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주식시장이 △연기금 투자 확대 △외국인 매수세 전환 등에 힘입어 곧 약세를 딛고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인혜·이호준기자@전자신문, ihcho·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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