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의 플랫폼인 퀄컴의 ‘브루’, 국내 표준인 ‘위피’ 등이 스마트폰 시대를 앞두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모바일’, 노키아의 ‘심비안’ 등 운용체계(OS)와 일전을 준비중이다.
휴대폰 플랫폼은 지금까지 게임 등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는 미들웨어 역할을 하며 발전해 왔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휴대폰의 중앙처리장치(CPU)가 성능면에서 OS를 소화할 수 없어 OS와 직접적인 경쟁 구도가 성립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휴대폰의 처리능력이 발전하며 향후 윈도모바일·심비안 등 OS가 PC에서처럼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동작시키는 스마트폰 시대가 임박했다.
이에 따라 브루·위피 등 휴대폰 플랫폼은 변화하는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각각 자체 OS 기능의 강화를 통한 OS화, 기존 OS와 정합을 통한 상생 등의 전략을 세우고 있다.
◇브루, OS화로 윈도모바일·심비안과 정면 승부=퀄컴의 브루는 올해 미국의 버라이존, 일본의 KDDI 등에서 폭발적인 가입자 증가세를 보이며 CDMA진영 최대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브루는 윈도모바일·심비안 등과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면서도 내심 자체 OS화를 통해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OS가 그동안 메인프레임→유닉스→윈도→윈도CE 등 무거운 OS에서 점차 시스템·솔루션에 맞는 가벼운 OS로 다운사이징해 온 경향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의 현상이다.
퀄컴은 지난 5월 브루3.1 버전을 내놓고 유저인터페이스(UI)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등 지속적인 성능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퀄컴의 한 관계자는 “브루4.0 버전이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성능은 OS 기능을 80% 이상 대신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오재하 퀄컴코리아 상무는 “윈도모바일 등은 범용프로세서를 채택하는 스마트폰에서는 유리하겠지만 강화된 (CDMA칩인) MSM시리즈 위에서는 브루가 앞설 것”이라고 밝혔다. 오 상무는 또 “이미 MSM6000 시리즈부터는 통신기능이 20% 이하이며, MSM7000에서 이런 추세는 더욱 거세지는 등 휴대폰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환경 변화 속에서 윈도모바일 등 OS와 브루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MSM칩 제조업체인 퀄컴의 강점이 OS와 정면대결에서 얼마만큼 힘을 발휘할지가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브루의 발전 가능성은 국내 브루 채택 이동통신사업자인 KTF가 내년 4월 국내 위피 채택 의무화 이후에도 계속 브루를 고수할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피, 임베디드리눅스와 상생 모색=한국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KWISF)은 스마트폰 시대의 위피 장기 전략을 세우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KWISF 측은 △위피에 OS 기능을 넣어서 OS화하는 방안 △임베디드리눅스 위에 위피를 올려서 스마트폰에 대응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선자 KWISF 표준연구반장은 “자체 OS화는 시도해볼 수 있지만 위험요소가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라며 “임베디드리눅스 위에 위피를 포팅, 역할 분담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김 반장은 “내년 초 KWISF 내 스마트폰 분과를 만들어 본격적인 방향 모색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연구단은 개발중인 임베디드리눅스인 ‘큐플러스(Qplus)’에 위피를 올리는 실험을 마치고 다음달 소프트엑스포에서 이를 전시할 계획이다.
김흥남 ETRI 임베디드소프트웨어 기술센터장은 “동북아 지역에서는 임베디드리눅스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임베디드리눅스 위에 위피를 올리고 위피 콘텐츠의 하향호환성을 확보하면 (스마트폰 시대에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러나 “다른 OS 위에 위피를 올려서 윈도모바일 등에 대항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성호철·권건호기자@전자신문, hcsung·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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