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리더스포럼]고령화시대 도래와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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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고령화·저출산 대책, 20년이 늦었다. 그러나 IT산업에는 새로운 기회다.

16일 김용익 대통령 자문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 위원장은 한국IT리더스포럼에서 “그동안 15세부터 64세까지 생산가능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에 경제성장에 필요한 노동력 공급이 이뤄져 왔지만 오는 2020년께면 급격히 줄어들어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고령화에 따른 대책은 대체출산율(인구 유지에 필요한 출산율, 2.1명) 이하로 떨어지는 지난 83년부터 시작했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로 인해 노년부양비(경제활동인구가 65세 이상 인구 부양하는 비율)는 2020년 23.1을 기록, 미국수준에 접근하게 되고 2040년에는 55.7로 영국, 독일, 미국, 프랑스, 스웨덴 등 주요 선진국을 추월하게 된다. 주요 선진국은 고령사회 충격 이후 인구대책을 마련, 노년부양비가 감소하게 되며 아시아 지역의 부양비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급격한 노령화는 산업위기 직결= 지난 8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1.19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가임기간에 낳는 평균 출생아를 말하며 한국의 경우에는 지난 60년 6.0 이던 합계출산율이 83년 2.1, 2000년 1.47로 계속 낮아졌다. 특히 지난 2002년부터는 1.17로 급격히 낮아져 큰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김용익 위원장은 인구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대체출산율이 현재와 같은 1.17, 1.19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오는 2017년께는 인구가 4925만 명을 정점으로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2023년부터는 총인구도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생산 가능인구 감소까지 10여 년 밖에 남지 않은 것. 이에 따라 노동력 공급 문제가 심각히 제기돼 외국인노동자 유입만으로는 부족, 대규모의 이민도 요구될 전망이다. 그러나 순혈주의 전통이 강한 한국사회가 새로운 인구구조에 적응하지 못해 한국사회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인종 간 불협화음도 예상되는 부분이다. 최근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강하게 제기되는 배경에도 인구 고령화 문제가 자리 잡고 있어 점차 사회문제로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고령화 저출산 사회에 대비하는 시간은 불과 15년밖에 남지 않았다”라며 “한국 사회가 2019년 이후 새로운 인구구조에 안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령사회와 IT =고령사회 진입과 저출산은 활력과 역동성을 기본으로 하는 한국경제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그러나 노인인구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집중 육성한다면 노인사회 진입은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용익 위원장은 “고령세대를 위한 디지털콘텐츠, 노인전문 포털 등의 수요가 생겨날 것”이라며 “고령친화적, 고령인지적 지식정보사회를 구축해야한다”고 제안했다.

IT 기술을 통해 세대간 정보격차를 극복하고 지식정보사회에서 고령세대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 1955년에서 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현재 40대)가 노인으로(65세) 진입하는 2019년에는 현재 노인층보다 정보화 접근도가 월등해 이를 활용한 사업 기회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IT분야 고령친화산업 육성 방향으로 △고령세대 경제 활동 경험과 산업기술 지식을 적극 활용 △고령세대 수요를 기반으로 하는 IT서비스 산업 지원 육성 △주요 산업의 고령친화적 성격 강화 등을 꼽았다.

즉, 고령세대 역량으로서 경험과 지식은 국가경제 고도화를 위한 산업서비스 부분과 IT산업에 투입하고 고령층을 수요로 하는 IT 비즈니스모델을 적극 개발하며 의료·교육·교통·유통·장묘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 대해 고령친화적 정보화를 추진하겠다는 설명이다.

고령자 비중이 10%가 초과되고 전국민연금제도가 급여되는 2008년에는 고령친화산업이 개화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진입하고 베이비붐세대가 은퇴하는 2012년에는 고령산업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이 고령사회를 제대로 준비할 마지막 기회고 이 기회를 놓치는 경우 외국기업의 시장잠식으로 극복이 불가능하다”라며 “향후 2008년까지 비전을 제시하고 제도정비, 연구개발(R&D) 전문인력 양성, 규격·안전 표준화, 고령소비자 보호체제 등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인터뷰]김용익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장

“연령차별도 남녀차별, 인종차별과 같은 종류의 기본권 침해다”

김용익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장은 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라 현행 공무원, 교원 등의 사회적 정년도 단계적으로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법적 개정 움직임은 없으나 능력이 있으나 나이 때문에 회사에서 쫓겨나야 하는 등의 연령차별은 남녀차별, 인종차별 등과 같은 기본권 침해라며 사회적 고정관념을 철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됨에 따라 현행 법상 정년 연장을 고려하고 있는가?

▲ 정부 내 움직임은 있다. 일단 사회적으로 고령이 직업을 유지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청년실업이 큰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데 비해 상대적으로 노인의 일자리 문제는 와 닿지 않는다.

▲ 현재 시점에서는 경기순환 경제 최저점을 지나가고 있고 인구공급의 절정기이기 때문이다. 청년실업도 문제지만 조금만 길게 보면 다르다. 경기변동은 순환하지만 고령화, 저출산은 지속적이기 때문에 노인노동력, 장애인 노동력 공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 올 것이다.

- 노인의 기준이 65세인데 2020년경에는 지금의 50대 같은 60대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의 연령을 늦추는 방안은 있는가?

▲국민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전략이다. 65세 이상이라도 하더라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인력이 유지된다면 이를 생산인력을 잡아, 노년부양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통일 이후에 인구 정책이 바뀌는가? 북한 인력이 한국의 생산현장에 공급될 수도 있을 것 같다.

▲ 북한도 10년~15년 늦춰져 있지 고령화에 대해서는 우리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인력 유입으로 생산인력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주제발표]2020년 미래한국사회

김용익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 위원장은 강연을 통해 한국사회의 미래 모습을 예측했다. 국내에 20명도 안 되는 인구학자이기도 한 김 위원장은 출산율이 지난해 수준인 1.19가 유지됐을 때 20년∼40 후인 2024∼2044년 경에는 한국이 지금과는 크게 다른 모습일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의 주력은 40대? = 현재 회사에서 20∼30대가 주력으로 일하고 있지만 20년 후인 2024년에는 일반 기업에 40대∼50대를 주축으로 일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2024년에는 0세∼14세 인구는 11.5%, 15세∼64세는 58.4%, 65세 이상은 30.1%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00년 기준으로 각각 21.1%, 71.1%, 7.2%보다 어린이 청소년과 생산인력은 크게 줄고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크게 늘어난 수치다.

△대규모 이민 필요하다? = 현재 노동력 부족은 3D 산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수혈해 산업을 받쳐주고 있지만 2024년경에는 외국인 노동자도 크게 부족, 약 100만 명 규모의 이민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이민 정책으로 인해 노인부양비가 2000년(20.9)과 2040년(35.9) 사이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의 경우 노인부양비가 11.4에서 2040년에는 55.7로 크게 늘어난다.

△22세기에는 전 인구 50%가 노인? =한국이 지금과 같은 인구 구조가 계속된다면 22세기가 시작되는 2100년경에는 전 인구의 50%가 65세가 넘는 노인이 된다.

한국의 고령화 지수는 2000년 현재 7.2, 2010년에는 10.7을 거쳐 2040년에는 30.1, 2050년에는 34.4로 OECD 국가 중 최고가 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2100년에는 고령화 지수는 50이 넘는다.

△노인의 모습이 바뀐다. = 파고다공원으로 대표되는 현재 노인의 이미지도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1954년생이 65세 노인으로 진입하는 2020년에는 정보화, 산업화 세대가 노인의 주력이 돼 더욱 건강하고 활력있는 노인의 모습이 될 것이다. 이들의 교육수준이 높기 때문에 평생교육과 디지털 세대에 민감한 노인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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