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계 CRM페어 2004]주제발표: 우리나라 CRM 발전 방안

*박찬욱 경희대 교수

 한국기업의 CRM은 도입기를 거쳐 성장기에 진입했지만 조직에 깊게 뿌리내리지 못하고 성장과 정체의 기로에 있다. 또 급속한 성장을 구가하던 CRM 산업은 시스템 구축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극심한 경기침체로 불황을 겪고 있다.

 그동안 많은 기업에서 CRM 부서나 파트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대부분 조직에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CRM 부서의 소속은 도입 초기 전산부서였지만 현재 대부분 마케팅이나 영업 부문의 소속으로 돼 있다. 특히 서비스 업종은 마케팅과 영업의 구분이 모호해 CRM을 주로 영업지원 기능으로 파악하고 있다. CRM 부서의 소속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단기적인 업무와 더불어 중장기적인 업무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CRM 부서는 현업 CRM 업무 지원, 본사 차원의 CRM 업무, 실험적 캠페인 등 현업에서 중시되지 않거나 수행하기 어려운 CRM 관련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전략적 가치를 유지해야 한다. 또 전통적인 마케팅과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향후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CRM에 대한 영업부서의 시각은 경쟁심화와 고객가치 증가로 반감, 무시, 무관심에서 점차 막연한 기대로 바뀌고 있다. CRM 부서는 이러한 기대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영업 부문에 대한 지원과 종합적 컨설팅 서비스를 수행하는 등 고도화에 나서야 한다.

 국내 기업에서 CRM 정착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단기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조직의 회의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CRM을 현업지원 활동에 집중함으로써 단기적 수익에 기여하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정책단계에 접어들면 고객기반 조성 등 중장기적인 업무의 비중을 높여 가야 한다.

 국내 기업의 최고경영진 대부분은 CRM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막연한 기대도 갖고 있지만 부서 간 갈등 관계를 조정하거나 구체적인 활동 방향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최고경영진은 CRM을 위한 조직문화의 변화를 주도하고 이를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시킬 수 있어야 한다.

 고객DB는 최신 프로세스의 미흡으로 CRM의 필수 인프라로서 가치가 낮은 편이며 이에 대한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고객채널의 통합적 관리와 ‘고객정보는 회사의 자산’이라는 의식의 변화, 고객정보 공유를 위한 고객접점 부서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다.

  또 CRM 고객사와 공급사 간 관계도 상호 신뢰에 토대를 두고 실적 기반의 장기 대행계약 관계를 모색하고 관련된 평가·보상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상생의 관계 정착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전략수집, 고객 DB 분석, 실행, IT 등 모든 CRM 관련 업무에 능숙하고 동시에 타 부서를 포용함과 동시에 최고경영진을 설득할 수 있는 우수 CRM 전문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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