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시장의 현황과 미래를 조망하는 ‘한국IDC 월례 브리핑’이 12일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전자신문과 한국IDC가 공동으로 기획, 매달 열리는 이 행사는 이번 달에는 ‘2005년 국내 IT 서비스 및 솔루션 서비스 시장 전망’을 주제로 열렸다. 현업에 종사하는 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를 지상중계했다.
◇내년 국내 IT 서비스 시장 현황 및 전망(한은선 한국IDC 책임연구원):올해 하반기 국내 IT 서비스 시장은 작년 하반기에 비해 7.7% 성장해 당초 예상보다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고 지연된 기업 설비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IT서비스 시장은 8.9%의 제한적인 회복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국내 IT 서비스 시장은 올해를 정점으로 완만한 성장 기조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5년간 연평균 9%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2008년에는 시장 규모가 6조635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세는 △수출 경기 호조에 따른 대기업 계열 제조업종의 투자 증가 △정보화전략계획(ISP) 및 업무프로세스재설계(BPR)를 필두로 한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 시장의 성장 △유틸리티 컴퓨팅과 IT자원 최적화의 결합같은 요인이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IT 시스템 운영의 효율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IT서비스 시장이 프로젝트 기반에서 IT아웃소싱 부문으로 시장 비중이 이동해 갈 것이다.
올해부터 2008년까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아웃소싱과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소프트웨어 시장 등이다. 아웃소싱 시장은 5년간 평균 13%의 성장이 예상되며 ASP와 소프트웨어는 각각 20%, 8.5%의 성장이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IT 서비스 시장 규모는 작년 상반기에 비해 7.4% 성장한 2조83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큰 시장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시스템통합(SI)과 아웃소싱, 하드웨어 시장 중 하드웨어 시장의 성장률이 가장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내 IT 서비스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국내 대형 SI업체 및 다국적 IT업체들의 시장 공략이 한층 강화되면서 시장 구도의 양극화가 심화돼 시장 구조조정 작업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SDS를 비롯한 대형 SI업체와 한국IBM, 한국HP 등 매출 기준으로 상위 5개 업체의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평균 11.5%인 데 비해 포스데이타와 현대정보기술, 쌍용정보통신 등 매출 기준으로 6위∼10위 IT 서비스 업체의 성장률은 평균 마이너스 2.9%를 기록했다. 이보다 매출실적이 더 낮은 중견SI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양극화는 IT 서비스 시장에서의 각종 제휴와 M&A, 구조조정을 불러올 전망이다.
한편 향후 5년 동안의 IT서비스 시장은 IT자원 효율성을 제고하는 유틸리티 컴퓨팅과 ‘다이나믹 IT’가 이끌어 나갈 것이다. 한국IDC가 제시하는 다이나믹 IT는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 제고를 위한 비즈니스 전략 수립의 자동화 및 실행 영역, IT 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자동화 및 관리영역으로 구성된다.
비용절감, 고가용성,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 온디맨드 등이 현재 IT 서비스 시장의 핵심 화두가 되면서 향후 5년 동안 아웃소싱 시장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 유틸리티 컴퓨팅과 다이나믹 IT가 주요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솔루션 서비스 시장 분석 및 전망(김경민 한국IDC 연구원)=국내 솔루션 서비스 시장의 2008년까지 전망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단조롭다고 표현할 수 있다.
국내 산업 전반에 팽배한 경기 침체로 인한 극심한 내수침체와 기업들의 투자 지연이 올해 중반을 넘어서면서도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e비즈니스 솔루션 투자 역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면서 올해 국내 솔루션 서비스 시장은 제한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 솔루션 서비스 시장은 작년에 비해 9.1% 성장해 지난 해부터 심화된 성장 둔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내년 상반기부터 나타날 점진적인 경기 회복세와 함께 기업들의 투자도 일정한 증가세를 보여 내년 하반기부터는 제한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까지 국내 솔루션 서비스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0.5%로 시장규모는 1조499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 둔화세는 기업들의 IT투자 우선순위에서 솔루션 부문이 뒤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특히 각 기업들이 솔루션을 통해 얻고자 했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투자수익률(ROI)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기업들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솔루션 업체들은 ROI에 대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해 기업들을 설득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특히 솔루션을 운영하는 ‘오퍼레이션(Operation)’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사자원관리(ERP)나 공급망관리(SCM), 고객관계관리(CRM) 등의 솔루션을 기존에 도입한 기업 고객들이 솔루션 운영·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RP는 전체적으로 시장성장이 하향 안정화되는 가운데 발주가 예상되는 대규모 수요와 제조업 외 SMB 시장으로의 확대를 바탕으로 올해는 전년대비 12.8%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CRM은 올해 성장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큰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형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CRM 통합과 함께 통신, 유통 등에서의 지속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3.1%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작년 몇몇 중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재정비되고 있는 지식관리(KM) 서비스와 협업 솔루션 서비스는 올해도 18.9%의 높은 성장치를 나타낼 전망이며 이 같은 성장세를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IT 투자를 통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려는 기업 고객들의 핵심 관심사항은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화와 비용 절감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기존 솔루션을 웹서비스 시장이 점점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최근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가 유틸리티 컴퓨팅과 업무프로세스아웃소싱(BPO)을 이끌어 나갈 전망이다.
정리=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연구원들의 일문일답]
이날 행사에는 IT업계 실무자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주제발표 후 IDC측과 참석자간에 이뤄진 토론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IT 서비스 시장에서 ASP의 성장률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는데 실제로 현장에서 느끼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ASP의 성장 전망을 높게 분석한 이유는.
A:향후 유틸리티 모델을 지향하는 IT서비스 시장에선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강조될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분석은 개별 업체들의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반영한 결과다. 특히 SMB 시장에서의 ASP 서비스 시장의 성장은 규모 면에서는 크지 않지만 전체적인 ASP 서비스 시장의 성장률에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Q: 내년 솔루션 시장 규모도 실제 체감하는 것보다 높은 것 같은데
A: IDC가 분석하는 솔루션 서비스 영역에서 소프트웨어 패키지 라이선스와 2차 시장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Q: ERP 시장은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CRM 시장의 성장은 예상보다 주춤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시장 상황이 나빠지자 기업들이 투자수익률(ROI)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각 솔루션 도입을 머뭇거리고 있는데 서비스 공급업체의 입장에서 어떤 해결책이 필요한가.
A: ROI는 CRM을 비롯한 솔루션 시장뿐만 아니라 IT시장 전체를 반영하는 핵심 화두다. CRM 솔루션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솔루션 서비스 업체가 아닌 다른 IT 서비스 분야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장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금융·통신 시장에서 CRM 수요가 매우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ROI의 실체를 보여주고 기업 고객을 설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Q: IT서비스 시장이 올해 정점을 찍고 2006년까지는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 2008년까지는 다소 침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유는.
A: 정체됐던 기업들의 IT투자 수요가 2006년까지는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는 아웃소싱과 유틸리티 컴퓨팅 시장의 성장이 한몫 할 것이다. 그러나 아웃소싱 시장이 성장하더라도 전체 IT 서비스 시장 성장을 견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시장 규모는 늘어나겠지만 하향 안정화가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Q: 아웃소싱 시장이 다른 부문에 비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여기에는 대기업 계열사 시장도 포함되는 것인가.
원래 IDC가 시장을 분석할 때는 대기업 계열사 시장을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한국 시장의 경우 계열사 시장을 제외하면 시장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주류 시장이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대기업 계열사 시장을 포함한 전망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 다만 금융권 및 공공 부문에서 IT 아웃소싱 수요가 확대될 여지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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