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길드’는 지난 4월 오픈베타 서비스에 들어간 온라인 골프게임 ‘팡야’의 첫 번째 길드다. 70년대 생 샐러리맨을 중심으로 위로는 60년대, 아래로는 80년대 이전 출생자까지 가입 연령 제한이 엄격하다. 온라인 게임 길드로는 만나기 어려운, 중후한 맛을 풍기는 마치 동네 청년 모임을 연상케 한다.
초기 길드마스터의 이름이 MBC 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에 등장한 탈렌트 ‘박윤배’와 같았고, 또 길드원마다 ‘새마을’이라는 구수한 용어에 나름대로 공감대를 형성, 길드 이름이 새마을 길드로 정해졌다. 이후 길드마스터는 이장님, 부길드마스터는 통장님으로 불리 운다.
현재 정회원수 84명, 온-오프라인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활동파 인원만 대략 30∼40명이다. 여성 회원은 10여명이 있고 이 중에는 여고생도 껴 있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원할 경우 나이는 물론 어떤 조건 없이 입회가 가능하다.
새마을 길드의 목표는 ‘즐기는 팡야’다. 길드 내부 총칙 1장 3항에는 길드 최우선 목표를 ‘온라인 게임 팡야가 아닌 개인의 현실 생활’임을 명시하고 있다. 게임을 통해 만났고 모이지만 무엇보다 개인 생활을 중요하게 여기고 게임은 부가 활동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모든 길드원의 개인 생활을 존중하면서 자율적이고 가족적인 모임을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새마을 길드의 운영 원칙이다.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서인지 어느 길드보다 잘 뭉치고 편하다는 것이 새마을 길드원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래서 길드원을 늘릴 계획도 없다. 이것 역시 친목과 화합이 제일 중요하다는 원칙에 입각한 것이다. 얼마전부터는 준회원 제도를 도입해 일정기간 동안 신입회원의 활동을 지켜본 후 정회원 자격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길드 가입을 원했던 몇몇 마니아들은 새마을 길드의 나이 제한과 준회원 제도에 대해 ‘너무 까다롭다’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3대 이장 김정준씨는 “길드 가입 절차와 과정이 뭐이리 복잡하고 까다롭냐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 정도로 사람을 잘 선택하고 받아들여야 원만하고 재미있는 길드가 된다고 모두가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 한 사람의 뜻이 아니라 모든 길드원의 의견을 물어 결정한 사항이다”고 말했다.
화합과 가족적인 분위기를 내세우지만 팡야 게임 실력도 전체 50여개 길드 중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지난 ‘WCG 2004’ 한국대표 선발전에서 새마을 길드 안현우(ID 불꽃) 선수가 대표로 선발됐고 결국 샌프란시스코 본선 대회에서 우승컵을 안고 돌아왔다.
이에 앞서 대구에서 열린 선발전에는 10여 명의 길드원이 단체로 내려가 응원전을 펼쳤다. 지금도 새마을 길드원들은 먼 대구까지 1박2일 코스로 내려가 단체로 응원을 하고, 동료 길드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대표로 선발되는 장면을 지켜본 것을 가장 큰 감동이자 추억거리로 얘기한다. ‘WCG2004’ 팡야 부문에서 우승한 상금이 나오면 지방 길드원까지 모두 참석하는 걸쭉한 내부행사를 치를 계획이다.김주용(31) 나이 대가 비슷해서인지 무엇보다 편하고 잘 맞는다. 늦은 밤에라도 생각나면 번개를 통해 한잔 할 수 있어 좋고, 서로의 관심사나 얘기 거리도 비슷해서 좋다.
김정준(29) 한마디로 잘 맞는 사람끼리 잘 만났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앞으로 체제가 정비돼 길드가입부터 운영, 활동, 타 길드와의 교류 등에서 좀더 체계적으로 해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고광환(28) 다 같이 모여 WCG 대표 선발전에 불꽃님을 응원하러 내려갔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이 좋고 인간 관계에 정이 느껴진다. 그리고 편하다. 그대로 이어나갔으면 한다.
노상국(27) 시작은 온라인 게임을 통해 만나고 연결이 됐지만 앞으로도 평생을 함께 어울리면서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그런 인간관계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안현우(27) 팡야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새마을 길드 하면 매너 좋고 멋진 길드라는 인식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하자.
이진노(27) 회사를 하루 빠지고 응원하러 갔는데 1등을 먹어서 전혀 후회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까지 따라가 응원하고 싶었는데 그게 가장 아쉽다.
황동혁(27) 정말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다. 오프라인에서 오랫동안 만나고 함께 하는 모임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채종득(27) 더 이상 변화가 필요없는 모임, 그냥 이대로가 좋은 모임, 한마디로 ‘가늘어도 길게 이어지는 모임’이었으면 좋겠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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