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종주국’이자 ‘모바일 강국’이란 국제적 명성과 위상에 힘입어 한국 모바일게임 산업은 그동안 초고속 성장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양적·질적으로 모두 모바일 강국으로 확실히 자리잡기 위해선 아직 갈길이 멀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일본, 미국, 유럽 등 게임 강국들의 반격이 거세고, 우리의 모바일게임 인프라스트럭쳐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IT기술의 급진전으로 하드웨어의 한계가 무너지면서 시장은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렇듯 지금은 분명 모바일게임산업 재도약의 기로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더게임스가 선정한 모바일게임 리더 10개 업체 대표들은 현 상황을 어떻게 볼까? 그들이 말하는 모바일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시급해 해결해야할 당면과제를 정리한다.
◇ 강신혁 엠조이넷사장- “모바일게임의 유통 구조와 사용자 저변 확대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는데 있어 채널의 한계가 많다. 무선인터넷 요금에 대한 사용자 비용 부담이 너무 큰 것도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다. 모바일게임에 대한 사용자 인식 확대를 위해 서비스 주체인 이통사들의 보다 적극적인 홍보도 중요하다.”
◇ 권오형 오픈타운 사장-“세계 수준의 모바일 강국임을 자처하기엔 아직 독창적인 소재 발굴이 미진하다. 특히 억대 개발비를 들여 만든 순수 창작게임이 일부 마니아층만 이용하는 것을 보면 착찹하다. 업계도 다시한번 각성해야 한다. 세계 시장의 황금 열매를 따오기 위해선 외국 아케이드 게임의 명성에 힘입어 안주하는 개발과 마케팅에서 탈피하여야 한다.”
◇ 권준모 엔텔리젼트 사장- “게임 개발력 향상과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통한 실험적 게임들이 보다 많이 출시돼야 한다. 고객 위주의 서비스 특히, 무선 네트워크 요금제가 아직 비싼 편인데, 일반 청소년층이 모바일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요금제도가 개편되야 한다. 유저들을 위한 다양한 요금제가 하루빨리 도입되기를 기대한다.”
◇ 김승욱 대원디지털엔터테인먼트 사장-“인프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게임 자체 퀄리티를 높이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게이머들은 PC나 콘솔, 온라인게임에 익숙해 있어 낮은 퀄리티로 시장을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한 선결요건으로 창의력과 기획력을 두루 갖춘 게임 기획자 등 고급 전문인력 양성이 필수적이다.”
◇ 김현기 아이비에스넷 사장-“제한적인 개발 환경을 극복해야 한다. 현재 서로 다른 플랫폼과 단말기 규격과 기능의 차이에 의해 시간적, 비용적인 소모가 너무 크다. 향후 플랫폼 및 단말기 규격의 표준화와 자유로운 상호 연동 등이 꼭 필요하다. 자체적인 심의제도가 중심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 아니, 자체 심의 제도 정착 이전이라도 업계와 외부 심의기관과의 합리적인 조정을 통해 애써 개발한 수 많은 게임들이 사장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 김호선 모바일원커뮤니케이션 사장-“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다같이 윈-윈하기 위해서는 분업화가 필수적이다. 개발사는 개발에만 전념하고 이통사에 대한 협상과 마케팅은 퍼블리셔가 담당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국내 모바일 게임이 선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통사들도 이러한 구조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개방적인 콘텐츠 정책을 펴야 한다.”
◇ 박지영 컴투스 사장-“게임 기획력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신규 시장 창출을 해야하는 미션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각각의 마케팅력이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3D게임 개발에 대한 투자도 시급하지만, 현재 모바일게임 투자는 크게 둔화돼 있어 아쉽다. 시장규모에 비해 참여업체 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도 문제다. ”
◇ 성영숙 이쓰리넷 사장-“개발사가 난립하다보니 시장이 너무 과열돼 있다. 심각한 상황이다. 하루빨리 시장 질서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문 개발자가 부족한 것도 큰 문제다. 위피폰의 등장 등으로 전체적인 개발 기간은 2배 가량 늘어났는데, 고급 엔지니어가 부족해서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무선망 개방을 통해 마케팅 채널을 다양화할 필요도 있다.”
◇ 송병준 게임빌 사장-“지속적인 고성장을 이루어 내려면 중국 차이나모바일의 가격 차별화 정책을 벤치마킹하여 고품질 신규 게임에 대한 가격을 단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 그래야 투자비 대비 합리적인 가격 질서가 확립될 것이다. 또 매월 지속적으로 돈을 내게 만드는 킬러 네트워크 게임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1000억 남짓한 시장에 300개 이상의 업체가 난립하는 공급과잉도 문제다.”
◇ 이동수 파네즈사장-“모바일게임이 타 서비스에 비교하여 매출 규모가 크기는 하지만 실제로 많은 CP들이 게임순위와 외부과시용매출을 위해서 엄청난 마케팅비용을 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실제 수익률은 상당히 낮은 걸로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올 여름 최고 대박게임으로 알려진 게임 매출이 30억원을 넘었지만 수익은 겨우 2억원 수준이다. 이런 출혈 마케팅을 막아야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하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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