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드디어 지난 몇달간 고생해서 써온 나의 책 ‘나만큼 미쳐봐’를 출간했다.
어느덧 데뷔 5년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의 위치에서 내 자신을 뒤돌아보며 쓴 책이다. 지나온 내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나와 함께 걸어간 많은 발자국을 보게 된다. 처음부터 같이 찍혀 있는 발자국이 있는가 하면 중간에 끊겨 있는 것도 있다. “많은 길을 걸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난 5년 동안 나는 게임을 하면서 단순히 대회와 리그에 참가하고 성적을 내기 위해 연습하는 일 외에 간혹 CF를 찍거나 DVD를 출시하는 등의 일도 했었다. 하지만 그 때는 이렇다 할 목적의식이 없었던 것 같다. 앞만 보고 달려가던 때라서 그런 걸까. ‘왜 이런걸 하고 있지?’하는 의문조차 없었다.
사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내겐 성적이 최우선 이였다. 어떤 리그에 속해있어도 우승이 최종 목표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성과는 꼭 그렇지 않았지만.
그런 내 마인드가 조금씩 바뀌어 왔다. 큰 경기에서 이기기보다는 단 한번의 게임을 치루더라도 보기 좋은 경기를 해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나 스스로를 위해서 했던 게임이 이제는 나의 경기를 좋아해주는 사람들, 나의 경기를 보러 오는 사람들을 위한 게임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렇기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곤 했다.
그런데, 내게도 목적의식이 생겼다. ‘나만큼 미쳐봐’를 출간하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표현력이 부족해 잘 표현하기 힘들지만 그것은 바로 “나를 좋아해주는 모든 분들에게 이제는 ‘웃음’ 을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꿈과 희망’이라는 거창한 얘기 보다는 작은 웃음을 통해 큰 기쁨을 주고자 하는 마음의 결정을 하게 된 것이었다. 여기에 꼭 그렇게 하자는 나 자신의 희망을 함께 넣어 책으로 엮었다.
인간 임요환이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 미력하나마 내 희망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러다 보니 한페이지 한페이지에 정성을 담아야 했다. 안 돌아가는 머리를 싸매고 몇달동안 노력했다. 덕분에 리그성적은 떨어지기도 했다.
오늘은 지면을 빌어서 이런 나를 위해 크게 애써주신 상훈이 형과 최보윤 PD님, 서윤희 작가님 등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프로게이머 deresa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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