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프리즘시트 개발 성공 의미
SKC의 프리즘시트 개발 성공은 그동안 100% 수입에 기대온 LCD 핵심 소재의 국산화 물꼬를 텄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LCD는 국가적 전략 상품이지만 몇몇 핵심 부품 및 소재를 외국 업체에 의존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SKC의 프리즘시트 개발은 미국 퀄컴이 독점하고 있는 휴대폰의 CDMA 칩을 국산화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 3M의 독점으로 인한 높은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LCD 제작 원가가 절감돼 국내 패널업체들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리즘시트란=프리즘시트는 LCD 패널에서 램프의 빛을 모아주는 역할을 하는 기능성 필름이다. LCD 화질과 직결되는 빛의 균일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프리즘시트는 고난이도의 필름 처리 기술이 필요하고 특허 장벽이 높아 미국 3M이 독점해왔다. 이는 국내 LCD 패널업체의 3M에 대한 종속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국내 LCD 패널업체들은 프리즘시트 국산화를 절실히 요구해왔다.
프리즘시트는 역할의 중요성뿐 아니라 가격 비중도 매우 높다. 32인치 LCD TV의 경우 프리즘시트는 백라이트유닛(BLU) 원가의 17%에 해당하는 45달러 수준이다. BLU에 들어가는 다른 기능성 필름 가격이 1∼2달러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프리즘시트의 높은 부가가치를 잘 알 수 있다. 특히 프리즘시트는 미국의 3M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가격 인하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일본 미쓰비시레이온, 이토수지 등이 일부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노트북PC용 틈새시장 등에 머물러 있다.
◇3M제품에 손색없어=SKC는 고유의 코팅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리즘시트의 개발에 성공했다. SKC는 표면 평활도를 0.1㎛ 이하로 유지하며 미세한 코팅을 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SKC 관계자에 따르면 시험 생산한 제품이 미국 3M 제품의 80% 수준에 달한다는 평가다. SKC는 내년 상반기 양산시점까지 3M 제품 품질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SKC는 일단 생산 규모를 월 30만㎡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 향후 제품 공급이 확대되면 양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SKC는 내년부터 국내 LCD 패널업체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제품을 공급, 2년 안에 국내 시장의 50% 가량을 차지한다는 목표다. 국내 시장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면 현지 공장 등 전진기지가 있는 중국 시장을 우선 공략한다는 청사진이다.
특히 프리즘시트 관련 특허가 올해 말로 만료되면서 특허 문제도 해결될 전망이다.
◇패널업체 환영=LCD 패널업체들은 프리즘시트의 국산화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프리즘시트가 독점 시장을 형성하면서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해 그동안 소재 공급 및 원가 절감의 ‘병목’으로 지목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프리즘시트의 공급선 다변화로 공급 가격이 떨어지면 원가 경쟁력이 절감되면서 LCD 시장 확대에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원가 절감으로 외국 LCD 패널업체보다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SKC의 프리즘시트가 10년 이상 프리즘시트를 공급해 온 3M의 품질을 따라올 수 있을지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또 액정 등 아직 국산화되지 않은 다른 핵심 소재의 개발 노력도 시급하다는 의견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